[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조은임 기자]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NH농협은행 광화문금융센터. 문이 열리자마자 10여명이 뛰어 들어가 대기표를 낚아챘다. 전날 출시된 안심전환대출(이하 안심대출)을 신청하려는 이들이다. 직장인 서모씨는 "어제 준비서류를 챙기지 못해 오늘 다시 왔다"며 "여기 내 목숨 걸었다"고 했다. 성동구 소재 아파트를 담보로 4억원을 대출한 서씨는 안심대출로 전환하면 1억원 이상 이득이 예상된다. 그가 안심대출에 목을 매는 이유다.
출시 이틀째인 안심대출이 그야말로 광풍이다. 당국이 애초 한 달 분으로 배정한 5조원은 출시 하루 만에 소진됐다. 연간 한도로 책정한 20조원도 내달이면 고갈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안심대출 첫날 최종 집계 결과 총4만1247건, 4조9139억원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애초 1차분 한도는 5조원이었다. 한 달을 염두에 둔 물량이 하루 만에 팔려나간 셈이다. 인기에 놀란 당국은 안심대출 연간 한도금액인 20조원을 월 구분 없이 탄력 운용하기로 했다. 내달 중 연간 한도액이 모두 찰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6개 취급은행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안심대출 상담인력을 최대한 배치하는 한편 마감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안심대출 신청자의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대출실행센터에 18명을 추가로 파견했고, 전국 지점 중 신청자가 몰리는 곳 위주로 직원을 보강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전담창구를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안심대출 광풍은 '낮은 금리'와 '타이밍'이 배경으로 꼽힌다. 기존 3%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2%중반대의 낮은 금리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하반기 금리인상이 유력한 상황에서 전환대출을 신청하려면 상반기가 적격이라는 인식도 대출자들의 발길을 잡아끌었다.
당국은 20조원이 모두 소진되면 하반기를 목표로 추가 출시를 검토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 책정한 안심대출 한도 20조원이 조기 소진되면 추가 출시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여건상 상반기 중 추가 출시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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