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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안심전환대출 '장사진'…비대상자 불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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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전환대출 갈아타기 열풍… 하루 만에 4조원 돌파

연 2.6%대 안심전환대출이 24일 출시 첫날부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은행마다 대출을 신청하려는 사람들이 잇따르면서 첫날에만 애초 계획했던 3월 공급분이 대부분 소진됐다. 그러나 자격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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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창구 북적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전국 16개 은행에서 일제히 판매되기 시작한 안심전환대출의 승인건수는 오후 6시 현재 2만6877건, 승인액은 3조3036억원에 이른다. 오전 창구 문을 연 이후 1시간 만인 오전 10시 7810억원이 대출됐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장인들이 은행을 방문하면서 대출이 집중됐다. 시간당 약 3670억원씩 대출이 이뤄진 셈이다. 1인당 대출액은 약 1억2290만원꼴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일부 지점의 전환신청 작업이 끝나지 않아 이를 마감하면 첫날 3만건, 4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시중은행 창구에는 안심전환대출을 상담받으려는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조기 마감이 우려되면서 은행권 최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과 인근 KB국민은행 남대문지점 등 일부 점포에는 문 열기 전부터 10여명이 줄을 서 기다리는 장면이 연출됐다. 은행 폐점시간을 지나고서도 상담 등 업무가 한참 동안 진행됐다. 안심전환대출을 받은 직장인 서모(46)씨는 “4억원 대출에 대해 변동금리로 4%대 이자를 내고 있는데 안심전환대출을 받아서 1년에 수백만원 정도 이자가 줄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각 은행의 문의전화, 대출상황, 고객들의 관심 등을 고려할 때 2∼3일 내에 이달치 배정분 5조원이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며 “4월치로 놔뒀던 5조원을 추가로 시장에 풀어 대출전환 수요를 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비상대응팀을 편성해 주택금융공사, 은행연합회와 함께 상시점검반을 구성했다. 금융감독원은 현장 점검반 운영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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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안심전환대출 가입 희망자들이 은행 직원들에게 상담을 받고 있다.


◆비대상자는 불만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탈 수 없는 시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고정금리거나 변동금리여도 이미 원리금을 갚고 있는 경우, 보금자리론이나 디딤돌대출 등 정책금융 대출, 마이너스통장 대출, 새마을금고나 신협 등 2금융권 대출은 대상이 되지 않는다. 아파트를 담보로 1억5000만원을 대출받은 최모(36)씨는 “연 3.6% 고정금리로 원리금 분할상환을 하고 있는데, 은행 상담 과정에서 고정금리론이라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안심전환대출로 바꾸면 한 해 이자만 180만원을 아낄 수 있는데 나만 손해를 본 느낌”이라고 말했다.

서민을 위한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3시간을 기다려 상담을 받게 됐는데, 대출 중 보증보험 2000만원을 상환해야 안심대출로 전환할 수 있다고 한다”며 “돈이 있으면 벌써 갚았다. 이 정책도 서민보다는 가진 자들에게 유리한 듯하다”고 꼬집었다.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갈아타기를 포기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 예를 들어 10년만기 2억원을 빌렸다면 다음달부터 매달 내야 하는 돈은 원리금을 합쳐 약 220만원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20조원 한도가 채워지면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한도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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