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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뉴시스 초대석]홍준표 경남지사 "정치의 출발점은 책임과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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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무책임한 정치로는 국가미래 못 이끌어

도정 잘 하면 대권 기회도 올 수 있을 것"

【창원=뉴시스】김해연 기자 = 6·4지방선거를 통해 재선에 성공한 홍준표 경남지사의 2기 도정이 힘차게 출발했다.

'경남미래 50년 사업'과 '서부권 대개발'을 기치로 조직개편을 단행한데 이어 취임 하자마자 경남미래 50년사업 예정지에 대한 현장방문을 이어가며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홍 지사를 서면을 통해 만났다.

-1기 도정 시작과 함께 척당불기(倜儻不羈)를 외쳤다. 이번 2기 도정에서는 여민동락(與民同樂)으로 화두를 바꿨는데 어떤 변화를 의미하나.

"도민과 고락을 같이하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은 올해부터 새롭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하면서 항상 염두에 둔 것이다. 1년 6개월 전 도정을 맡으면서 '척당불기'의 정신을 우선시 한 것은 지난 10년간의 적폐 해소와 새로운 경남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척당불기로 피폐해진 도정을 바로세우는 1기 도정의 과정에서 고통과 저항은 있었지만 이제는 도정이 정상화 되었기 때문에 여민동락의 도정을 펼칠 여건이 마련됐다. 지난 성과를 바탕으로 2기 도정은 도민과 함께 여민동락의 도정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취임과 동시에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경남미래 50년사업과 서부권 대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기 도정에서 어떤 경남의 미래 비전을 보여 줄 것인가.

"2기 도정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경남미래 50년과 서부 대개발이다. 경남은 70년대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만든 기계산업과 조선산업으로 40년을 먹고 살아왔지만 지금은 한계에 직면,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태다. 18개 시군별 성장잠재력에 맞는 40개 전략사업을 발굴해 경남이 50년간 먹고 살 산업을 임기내에 완성하겠다. 그 핵심인 항공우주, 나노융합, 해양플랜트 3개 국가 산단은 지난 3월 정부가 국가지원 특화산단으로 선정해 임기내 조성을 마무리 할 것이다.

또 창원국가산단이 혁신산단으로, 진주상평일반산단은 재생산단으로 선정돼 새롭게 변모할 것이며 항노화산업도 속도를 낼 것이다. 여기에 진해 글로벌 테마파크는 지난 6월20일 미국 LA에서 Fox사와 MOU를 체결한데 이어 7월 중 서울에서 호주 빌리지 로드쇼와 3자 MOU를 체결할 예정으로 임기 내 전면 착공이 목표다.

경남 미래 50년 사업을 4년 안에 마무리해 38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경남의 산업지도를 다시 그릴 것이다. 아울러, 면적은 경남 전체의 절반이 넘는데 비해 인구는 22%, GRDP는 17%에 불과한 서부경남의 획기적인 발전을 위해 서부 대개발도 추진한다. 항공우주산업과 항노화 산업은 서부권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며, 도청 서부청사를 조기에 건립하고 도 산하 일부 공공기관도 서부권으로 이전한다. 또 남부내륙고속철도와 함양 울산간 고속도로를 조기에 완공해 산업인프라의 혁신도 이루겠다."

-진주에 들어설 서부청사는 어느 정도 규모이며 어떻게 운영되나. 비효율과 예산낭비 지적에 대한 견해는.

"서부청사는 지역 균형발전과 행정편의를 위해 서부경남의 중추도시인 진주에 도청 기능 일부를 이전하는 것이다.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옛 진주의료원 건물 리모델링을 위한 행정절차를 조속히 이행해 내년 하반기까지 서부청사를 개청토록 하겠다.

정무부지사를 서부부지사로 임명해 서부청사 실국의 결재권도 줄 것이다. 용역 결과 서부청사 건립은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건립 방법에 있어서는 리모델링, 신축 모두 경제성이 있지만 재정건전화(371억원 절감)와 사업기간 단축(28개월) 측면에서 신축보다는 리모델링이 합당한 것으로 나왔다. 서부청사 규모는 본격적인 서부권 대개발을 위해 지역 산업과 연관이 많은 부서 3~4개국을 이전할 계획이다."

-경남도정을 열심히 하는 것이 대권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대한민국을 이끌 리더십은 어떠해야 한다고 보나.

"살아오면서 자리나 이익을 목적으로 일을 해본 적이 없다. 항상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고 그 노력의 결과로 여기까지 왔다. 대권도 마찬가지다. 경남지사로서 도정을 잘 이끌고 그 성과에 대해서 도민들과 국민들이 저 정도면 국정을 맡겨도 되겠다 하는 평가를 해주시면 대권의 기회도 같이 올 수 있을 것이다.

리더십은 항시적인 것이 아니라 시대정신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지도자로서의 자질이나 국가에 대한 사명감, 이런 것과는 또 다른 문제다. 결국 리더십 이전에 시대정신의 문제인데, 다음 대선에서 국민들이 어떤 리더십을 원하고 시대정신이 어디에 방점이 찍힐 것인가 하는 것은 적어도 2년 정도는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정치는 자기 경쟁력으로 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정치인 홍준표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정치에 입문한 이후 지금까지 어떤 계파에도 속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독고다이'라는 말도 듣지만 정치는 자기책임으로 하는 것이다. 무리의 힘에 얹혀서 하는 정치는 자기 정치가 아니다. 책임과 원칙이 홍준표 정치의 출발점이다.

세월호 참사에서 국민들이 가장 분노한 것은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소통도 중요하지만 소통에 발목이 잡혀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 더 문제다. 정치적 결단이 없는 시대, 무책임한 정치로는 국가의 미래를 이끌고 갈 수 없다. 정치지도자들이 '당단부단(當斷不斷) 반수기란(反受其亂)'이라는 말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지리산댐 건설과 남강댐 물 부산 공급 등 이른바 물 문제가 이슈로 부각되고 있고 지사께서 그 중심에 서는 형국이다. 사실상 이 문제는 서부권 주민들의 생존권 문제로 인식돼 전임 단체장들 모두 공론화하기를 꺼리는 부분이었다.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나.

"물은 국가적 자원이다. 수자원은 특정 지역에서 '우리 것이다'란 개념으로 보면 안된다. 남강댐 물 공급에 대해 반대가 워낙 심하니까 그 대안으로 문정댐(지리산댐) 건설이 나온 것이다. 문정댐(지리산댐) 건설에 찬반 양론이 있다면 해당 지역인 함양군 주민의 투표로 결정하는 것도 한가지 방안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수 및 물 관리정책이 아주 잘못됐다고 본다. 유럽의 경우 85% 정도가 식수 댐을 쌓거나 지하수를 개발해 물을 공급하고 하천수는 15% 정도에 불과하다. 유럽 용수의 20%가 약 7000개의 대형 댐에서 공급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하천수가 51%가 넘고 경남의 경우 63% 이상이 하천수를 사용한다.

우리나라처럼 강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 강물에 의존하는 식수정책을 바꿔야 한다. 비싼 돈을 들여 수돗물을 만들어도 대부분 그대로 먹지 않는다. 화장실이나 설거지, 청소 등에 주로 사용한다. 그래서 화장실은 빗물이나 원수를 쓰고 식수는 바로 마실수 있는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중수도 개념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또한, 하천 표류수에 의존하는 식수정책을 식수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2기 도정 정무직 인선에선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울러 일하는 공무원 조직으로의 변화를 강조하시는데 어떻게 가능하도록 할 것인지.

"저는 사람을 쓰면 쉽게 내치지 않는다. 일을 하는데 있어서는 능력뿐만 아니라 사람 사이의 신뢰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1기 정무라인이 대과없이 도정을 보좌했다. 그래서 2기 도정을 시작하면서 일부는 산하기관으로 보내고 일부는 도정에 합류를 시켰다.

도지사 취임 이후 지금까지 인사의 기본원칙은 '신상필벌'이다. 어떤 예외도 없다. 공과를 분명히 평가해서 그대로 인사에 반영한다. 거가대로 재협상에 공을 세운 공무원을 특별승진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이 아닌 편법으로 승진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제는 도청에 일 하는 분위기가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일이 힘들어도 성과를 내면 반드시 상이 따르기 때문에 지금은 힘든 부서에 서로 가려고 한다. 그래서 오히려 행정지원부서보다 현안이 많은 사업부서에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 등을 둘러싸고 창원시와의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이전 대상 기관과 해법은.

"서부권 지역 발전과 창원시가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공기관을 이전할 것이다. 인재개발원 자리에는 경남도립도서관을 건립하고 보건환경연구원 건물은 18개 시군 및 도청의 기록물보관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앞으로 적정한 시기에 창원시와 상생발전 방안을 협의해 나가겠다."

-취임사에서 경남발 혁신으로 대한민국 대개조의 첫걸음을 내딛겠다고 했다. 어떤 의미인가.

"우리 사회의 기본부터 다시 한 번 점검해 보자는 것이다.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복지로 우리사회의 헤게모니가 급격히 전환되는 과정에서 헌법적 가치와 민주적 질서, 기본적인 사회적 정의가 흔들리고 있다. 이걸 다시 한 번 점검해보고 근본적으로 체질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취임하면서 기념식수를 무궁화로 했는데, 이것도 같은 이유다. 애국심이라는 단어가 과거의 언어가 되어가고 있다. 개인의 권리만 주장하고 공동체나 국가에 대한 어떤 의무도 지지 않으려고 한다면 그 사회는 미래가 없다."

-끝으로 경남도민에게 한 말씀.

"지난 1년 6개월 동안의 홍준표 도정을 믿고 다시 선택해 주신데 대해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선거 기간 동안 도내 전역을 돌면서 도정에 대한 기대가 1년 6개월 전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고 절실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2기 도정은 경남미래 50년 사업과 서부 대개발을 위해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 세부적인 추진계획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조기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

특히 서민경제 회복과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해 도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살림살이 걱정, 자식들 취업 걱정을 덜어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도민만 바라보고, 도민을 섬기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자세로 당당한 경남시대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겠다. 다시 한 번 성원해주신 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경남미래 50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하겠다."

hay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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