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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생생 정치 인사이드] 비례대표 초선의원 정치행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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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소신발언.. 정책 활력소? 재선 노림수?
여야 막론하고 당론과 다른 목소리로 정치권 주목
“정책입법 주력해야 vs. 정치적 행보 막아선 안돼”


19대 국회에서 활약 중인 초선 비례대표 의원들의 행보가 정치권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를 막론하고 최근 당론이나 당 지도부의 의중에 반기를 들고 적극적인 의사표명과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비례대표 의원들의 활동상이 회자되고 있는 것. 이 같은 비례대표 의원들의 행보를 놓고 특정분야 전문성을 대표해 정책입법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과 전문성 외에 적극적인 정치적 행보 및 차기 지역구총선 출마로 보폭을 넓히는 데 제약을 둬선 안 된다는 입장이 마찰을 빚고 있다.

■비례대표 의원들의 튀는 행보

야당에 비해 당론에 묻히는 경향이 강한 여당 비례대표 초선의원들의 목소리가 19대 국회에서는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박근혜 키즈'라 불리는 새누리당 초선의원들이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 반기를 들면서 독자적 행보를 보인 변곡점은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자진사퇴 성명을 꼽을 수 있다. 당내 거센 파장을 낳은 성명을 낸 새누리당 초선의원은 김상민.민현주.이재영.이종훈.이자스민 등 5명이다. 5명 가운데 이종훈 의원을 제외한 4명이 비례대표 의원이라는 게 이목을 끈다.

2012년과 2013년 정치권을 달궜던 경제민주화 관련 활동에서도 비례대표 의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에 소극적이던 당내 분위기와 달리 관련 법안 도입에 적극 활동해온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멤버에도 김상민·민현주·이재영·이자스민 의원이 적극 참여해왔다. 입지가 좁은 비례대표 의원이지만 정책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일관되게 소신행보를 해온 셈이다.

여당에 비해 개인적 의견개진 환경이 탄력적인 야당의 경우 비례대표 의원들의 소신행보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는 사람은 시민운동가 출신의 김기식 의원이다. 김 의원이 간사로 있는 초.재선 의원 모임 '더 좋은 미래'는 끈끈한 결속력을 자랑하며 사안이 있을 때마다 성명발표를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 최근엔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 자리를 꿰차면서 '간사는 재선몫'이란 정설을 깼다. 김기식 의원과 함께 은수미 의원도 을지로위원회 횔동을 통해 당내 정치적·정책적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비례대표 출신이다. 이 밖에 장하나 의원과 김용익 의원 등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톡톡 튀는 의정활동을 펼치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줄을 잇고 있다.

■'비례 vs. 지역구' 갈등

문제는 이 같은 비례대표 의원들의 행보를 놓고 비아냥섞인 소위 뒷담화가 무성하다는 점이다.

특정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회에 입성한 비례대표는 정책입법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과 소신있는 정치적 행보로 활동반경을 확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 수면 아래 갈등의 기류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한 예로 기초연금 문제로 정치권이 한창 시끄러웠던 지난 5월 '더 좋은 미래'가 정부의 기초연금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서자 지도부 측 한 인사는 "일개 초선 비례들이 지역구 사정도 모르고 설친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이 같은 논란은 사실 약 2년 뒤에 도래하는 20대 총선 출마 문제와도 맥락이 닿아 있다. 초선 비례대표 의원들의 정치적 소신행보가 결국 차기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에 나서 재선을 하기 위한 사전포석 행보라는 해석이다. 소위 비례대표라는 배려를 받은 의원들에게 지역구 출마 허용이라는 2차 배려까지 해줘야 하느냐는 이 같은 주장은 반대로 지역구 의원들의 기득권 논리라는 지적으로 귀결되고 있다.

비례대표 의원들 중에는 차기 지역구 출마 의지가 아예 없어 오히려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행보를 걷는 게 유리하다는 생각을 가진 의원들이 있는 반면 재선을 통해 본격적인 의정활동을 위해 차기 지역구 출마로 교두보를 만드는 것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봐서는 안 된다는 의원들도 있다.

주목할 점은 안철수 공동대표가 중앙운영위원장으로 있던 구 새정치연합은 비례대표 자리가 사실상 지역구 진입을 위한 통로로 이용되는 걸 막기 위해 '비례대표의 차기 지역구 출마 금지' 방안을 새정치 실현 과제 중 하나로 검토한 바 있다. 비례대표에 대한 정치권의 경직된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모 비례대표 의원은 "비례대표 본연의 활동을 강조하는 건 참을 수 있지만 소신행보를 걷는 것에 대해 재선을 위한 과도한 쇼라고 매도하는 건 생산적 논의를 가로막는 것"이라며 "비례대표와 지역구라는 이분법과 공천을 둘러싼 기득권적 관점에서 비례대표 활동을 논하는 건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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