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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청문회 개선” 방패 든 與… “후보 송곳검증” 창 빼든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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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 사활건 공방 예고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박근혜정부 2기 내각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야당은 창을 벼리고 여당은 방패를 들었다.

7·30 재보선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와 여야는 인사청문회에 사활을 걸 태세다. 안대희·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로 물러설 데가 없는 여당은 인사청문회 개선 카드를 내놓으며 저지선을 구축했고 야당은 이를 ‘꼼수’라고 일축하며 전쟁을 예고했다.

세계일보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은 2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을 향해 “남의 자격을 시비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의 자격을 되돌아보라”며 “인사청문위원을 청문·검증하는 제도적인 장치를 국회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쏘아붙였다. 여당은 압박을 가하지만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쏟아져 수세에 처한 형국이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대 교수였던 2006년 3월부터 6년 동안 포스코 ICT의 사외이사를 맡아 이사회에 73차례 참석하면서 교통비 명목으로 매회 150만원씩 총 1억900만원을 받았으나 소득신고를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이를 확인해 뒤늦게 세금을 납부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원천징수의무자인 포스코 ICT가 세금을 당연히 떼고 돈을 지급한 걸로 잘못 알고 있다가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최 후보자는 부인이 투기 목적으로 서울 강남의 재건축 예정 아파트에 위장전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새정치연합 신경민 의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건설된 57평 아시아선수촌 아파트를 특혜 분양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신 의원은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57평은 분양가가 1억원을 호가하고 당시 ‘기부금 낙찰’이라는 이례적 방식으로 분양됐다”며 “당시 고시 출신 10년차 공무원의 월급은 50만원이 채 되지 않음을 감안할 때 구입이 불가능하다”고 출처 규명을 촉구했다. 이 후보자 측은 “본인 소유 강남 아파트를 매각한 대금과 본인 예금 등으로 1984년 12월 기부금 2000만원을 포함한 9600만원에 분양받았다”고 해명했다. 명의 논란에 대해선 “평생 주택을 보유하지 않았던 선친을 위해 부친 명의로 했고 특혜는 없었다”며 “상속세 2007만원을 납부하고 소유권을 이전했다”고 설명했다.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2002년 한국교원대 부교수에서 정교수로 승진할 당시 제출된 논문에 대한 표절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제자논문 표절 등 연구윤리에 관한 문제가 제기된 바 있어 험난한 청문회가 예상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있던 지난해 아들이 삼성전자에 입사했고, 경제부총리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때 딸이 골드만삭스에 입사해 ‘취업 특혜’를 받았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했다. 최 후보자 측은 “기본적인 사실관계에 맞지 않는 의도적인 왜곡보도”라고 일축했다.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는 투기 목적 빌라 위장전입 의혹과 사외이사 고액보수 논란 등으로 이미 상처를 많이 입은 상태다.

인사청문회 일정도 속속 잡히고 있다. 오는 29일 한민구 국방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다음달 7일 최양희, 8일 정종섭, 9일 김명수 후보자 등이 검증대에 오른다. 최경환 후보자는 8일 또는 9일이다. 내달 10일에는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열린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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