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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동작乙, 정치 거물들의 '진검승부'…재보선 풍향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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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나경원·오세훈·김황식, 정동영·김두관·천정배·금태섭 출마 검토

[CBS노컷뉴스 홍영선 기자] 향후 정국의 풍향계가 될 7·30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동작을이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재야에서 화려한 부활을 꿈꾸며 와신상담(臥薪嘗膽)해 온 거물급 정치인들이 너도나도 출마 의사를 내비치며 군침을 삼키고 있어서다. 누가 나와도 '빅매치'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동작을의 정치적 땅값은 역대 최고가를 찍게될 될 전망이다.

동작을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정몽준 전 의원이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재·보선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됐다. 18~19대 총선에서 정 전 의원이 재선에 성공한 곳이지만,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인근 관악구와 함께 사실상 '야권 지대'로 분류된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동작을 유권자들은 정 전 의원보다 박원순 시장에게 더 많은 표를 던졌다. 17대 총선에서 당시 열린우리당 이계안 후보가 당선된 것을 비롯해 그 이전은 거의 야권이 휩쓸다시피했다.

정 전 의원이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인물론'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그는 18대 총선에서 당시 통합민주당 정동영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렸고, 19대 총선에선 민주통합당 이계안 후보를 6%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즉, 동작을은 기본적으로 야권 성향이 다분한 지역이지만, 인물이 누구냐에 따라 표심이 확 달라질 수 있는 지역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평가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여야는 선거 때마다 인지도 높은 인물을 영입해 '낙하산 공천'을 해 왔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현대자동차 사장 출신으로 유명세를 탄 이계안 최고위원을 전략공천했고, 18대 총선에서는 2007년 대선 후보로 출마한 정동영 상임고문을 내세웠다. 18대 당시 한나라당도 울산 동구에서 내리 5선에 성공한 정몽준 전 의원을 전략 공천했다.

동작을은 현재까지 재·보선이 확정된 곳 가운데 유일한 서울 지역구여서 의미가 크다. 특히 서울은 '공천이 즉 당선'으로 여겨지는 영·호남과는 달리, 후보의 자질에 따라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유력 정치인이 정치적 승부수를 띄우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거물급 인사들의 전장(戰場)이 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동작을은 이번 재·보선에서 여야 최대 승부처가 될 수밖에 없다. 여야도 동작을을 따내야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필승카드로 누굴 내세우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기 때문에 공천 과정에서부터 후보들간 피 말리는 신경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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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지사,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왼쪽부터/자료사진)


새누리당은 김문수 경기지사를 동작을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에이스'로 생각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 전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임에도 박 시장에게 16% 포인트나 뒤진 곳이기 때문에 김 지사 정도의 거물급을 내보내지 않으면 이기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오는 26일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대법원 선고로 의원직을 상실할 경우 서대문을이 재·보선 시장에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동작을 출마를 단정하긴 이른 상황이다.

이외에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혜훈 전 최고위원 등이 재·보선 출마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재·보선 공천과 관련 "수도권의 경우 야당의 공천 결과가 우리당 공천에도 영향을 준다. 야당에서 거물이 나온다면 우리도 그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야권 후보의 중량감에 따라 맞춤식 공천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경기 수원을·병·정도 동작을 못지 않게 중요한 곳이어서, 전략상 서울 출마가 힘든 후보는 수원 지역에 공천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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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상임고문·김두관 전 경남지사·천정배 전 의원·금태섭 대변인(왼쪽부터/자료사진)


새정치연합은 당초 서울 동작을을 전략 공천 지역으로 분류했다. 여권에서 거물급 후보의 출마가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당내 반대의견에 부딪쳐 후보 신청을 받아 심사하는 '공모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그렇다고 거물들의 출마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공모를 거친다 해도 방식만 바꿨지 거물급 후보가 유리한 건 변함없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후보가 누구냐가 공천에 있어서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18대 총선 동작을에서 정몽준 전 의원에게 패배한 정동영 상임고문과 대선 경선 후보 출마를 위해 공직을 내던진 김두관 전 경남지사, 노무현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천정배 전 의원이 야권의 '빅카드'로 떠올랐다. 19대 총선 동작을에서 정 전 의원에게 석패한 이계안 최고위원도 안철수 공동대표의 지분에 따라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거물간 대결이 아닌 정치 신인을 내세워 거물을 꺾겠다는 전략에 따라 이른바 '다윗과 골리앗' 싸움이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철수 대표 측이 최소한 4곳에 신진 인사를 출격시킬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금태섭 대변인의 동작을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오랫동안 지역구를 닦아온 허동준 전 민주당 지역위원장과 각종 방송 출연으로 '스타 변호사'가 된 장진영 변호사도 출마 의사를 밝혔다.
h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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