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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與 '문창극 사태' 신중모드…'소명기회 부여론' 고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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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회의 석상 '침묵' 엿새째 계속…일부 "소명기회 줘야"

정치인 후임 총리설도 다시 솔솔…이완구 원내대표 거론

연합뉴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문창극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으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김연정 기자 = 새누리당은 23일에도 '문창극 사태'와 관련해 침묵했다. 문 총리 후보자에 대해 사실상 반대한다는 쪽으로 당내 분위기가 정리된 이후 내리 엿새째다.

박근혜 대통령 귀국 이후 주말을 넘겼지만 문 후보자가 "기다리겠다"는 입장 이외에는 별다른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자 곤혹스러운 기색만 한층 뚜렷해졌다.

비상대책위원회가 열리긴 했지만 당직자들은 여전히 이 문제를 피해갔다.

내부적으로는 여러 통로를 통해 문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를 포함한 결단을 타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딱 부러진 답변을 얻어내지는 못했다는 게 유력한 관측이다.

새누리당은 일단 금명간 현재의 꼼짝할 수 없는 답보 상태를 벗어날 것이라며 내심 자진사퇴를 기대했으나, 답답한 속내까지는 감추지 못했다.

핵심 당직자는 "오늘이나 내일 중 기류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 "더 넘기면 청와대와 여권, 문 후보자 모두 힘들어진다"며 자진사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청 관계에 정통한 또 다른 관계자는 "당 분위기는 대부분 돌아섰지만 문 후보자는 아직도 '에어포켓'을 찾아다니는 것 같다"며 "어차피 안 물러날 사람이라면 지명철회도 방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문 후보자에 대한 청문 요청안 재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가면서 상황에 대한 해석 자체가 한층 분분해졌다.

총리 지명철회는 모든 책임이 청와대에 돌아가는 만큼 문 후보의 결단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청문 요청 자체를 아예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오히려 다시 옮겨가는 상황이다.

게다가 박 대통령이 이날 오후 수석비서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인사청문회 등이 속히 잘 이뤄져야 국정이 안정될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원칙적 차원이긴 하지만 청문회 가능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김기춘 비서실장 이하 청와대 참모들은 사퇴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박 대통령은 여러 명분을 고려할 때 '문창극 청문회' 강행까지를 포함해 숙고중인 상황인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총리를 결정하는 문제를 번갯불에 콩볶듯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절차대로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는 당의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고 다만 후보자 본인이 어떤 식으로 결정할지는 별개 문제"라고 강조했다.

박대출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문 후보자의 할아버지는 애국지사 문남규 선생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가보훈처가 밝혔다"며 "문 후보자에게 의혹을 소명할 기회가 주어져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인사청문회가 엄연히 존재하는 만큼 국민이 냉철하게 후보를 판단할 기회는 반드시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직후 기자들과 만나 "친일사관을 소명할 기회는 반드시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소명의 형태가 청문회일지 다른 기회일지는 내가 언급할 부분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전당대회 주자인 '친박(친박근혜)' 성향의 홍문종 전 사무총장 역시 한 종편방송에 출연해 "청문회가 원칙이다. 말할 기회를 달라는데 그것도 왜 안주느냐는 질책이 많다"며 청문회 개최를 두둔했다.

다만 어떤 경로를 거치더라고 문 후보가 결국 낙마할 수밖에 없다는 데에 여권 전반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 때문에 본인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버티는 모양인 만큼 대통령을 직접 만나 충분히 설명하고 거취를 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이다.

중진 의원은 "본인이 억울함을 호소하면 대통령과 직접 만나 모든 것을 해명하고 결단하는 것이 한 방법"이라며 "국회 인준이 어차피 어려운 상황에서 인사청문회까지 가기는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는 문 후보자 낙마를 전제로 후임 총리에 대한 하마평이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정치인 총리 후보로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발탁설이 거론됐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자리를 맡은 지 얼마되지 않은 것이 부담이지만 이완구 원내대표 차출설도 무게있게 나도는 상황이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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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지도부 회의 참석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이완구(오른쪽)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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