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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野가 이긴 사전투표...'6·4 평형수 민심'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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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도형 기자] 전국 단위로 처음 실시한 6·4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야권 후보들에게 유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개표 결과, 야권 후보들이 접전지역을 포함해 대부분 지역에서 우위를 보였고 강원지사를 비롯한 일부 선거에서는 사전투표로 당락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선거 전부터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꼽혔던 사전투표제가 실제로도 그 영향력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당장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7·30재보궐선거의 결과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사전투표서 12곳 이긴 野…인천·경기·부산, 최종 개표에서 뒤집혀

21일 이데일리가 각 시·도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이번 지방선거 읍·면·동 별 득표율 수치를 제공 받아 분석한 결과, 사전투표만으로는 전국 17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권이 총 12곳에서 이겼다. 새누리당은 5곳에서만 우위를 보였다. 이번 사전투표는 선거일 5일 전인 지난달 30~31일 간 실시됐으며 평균 투표율은 11.49%였다.

사전투표 결과만 따지면 야권은 기존 승리지역에 더해 인천·경기·부산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사전투표에서 경북·대구·울산·경남·제주 등 기존 승리지역에서만 앞서갔다.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인천·경기·부산에서 패배하긴 했지만, 막판까지 해당 지역에서 피말리는 접전을 벌인 것은 사전투표에서 높은 득표율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실제 양 후보들의 최종 득표 수치를 살펴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경기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는 사전투표에서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 비해 3만 639표 뒤졌다. 전체 개표에서 두 후보 간 차이는 4만 3157표(0.87%포인트)였다. 사전투표 없이 당일 투표만으로 선거가 치러졌다고 가정한다면, 두 후보 간 차이는 0.87%포인트가 아니라 1.61%포인트로 두 배 가량 벌어진다.

부산광역시장 선거에서 진땀승을 거둔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도 선거 당일 날 오거돈 무소속 후보를 큰 차로 이기면서 사전투표에서의 불리를 극복했다.

서 후보는 선거 당일 투표에서 오 후보보다 3만 8779표 더 받으면서 사전투표 때 뒤쳐진 표차(1만 8078표)를 만회하며 1.31%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이 같은 추세는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가 이긴 인천시장 선거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결국 세 지역에서 사전투표 때까지는 야권 후보들이 앞섰지만, 막판 새누리당의 ‘박근혜 마케팅’이 강력하게 작용하면서 승부가 뒤집어 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사전투표의 특성이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사전투표에는 정치적 정보가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데 이 경우 젊은 층은 야권 지지층들이 많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전투표가 승패 결정…“재보선, 조직 대 사전투표 대결될 것”

더 나아가 사전투표가 당락을 결정짓는 등, 선거 승패에 압도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경우도 있었다. 강원지사 선거에선 최문순 새정치연합 후보가 최흥집 새누리당 후보를 1만2137표 앞서며 당선됐다. 하지만 사전투표에서 양 후보 간 표차가 1만6127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일 투표만으로 선거가 치러졌다면, 최문순 후보는 최흥집 후보에게 지는 상황이었다.

충북지사 선거에서도 사전투표의 위력이 엿보였다. 당선인인 이시종 새정치연합 후보는 윤진식 새누리당 후보보다 사전투표에서 1만 3329표 앞섰는데, 최종 투표에서 두 사람의 표차는 1만 4963표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두 후보 간 표차 중 90%가량이 사전투표에서 발생한 셈이다.

사전투표에서 야권 후보 강세는 지역구별 수치를 들여다봐도 알 수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강남 3구를 포함한 25개 지역구 모두에서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를 이기는 저력을 발휘했다.

사전투표가 야권에 유리할 것이라는 선거 전 예측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미니 총선’급으로 치러지는 7·30재보궐선거에서는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재보선은 여름휴가 중에 치러져 야권 지지성향이 강한 20~40대의 투표율이 평균치를 밑돌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서다. 신 교수는 “재보선의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조직 대 사전투표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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