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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박원순 "고문 모시겠다" 제안에 정몽준은 "자원봉사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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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손대선 임종명 기자 =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여야 후보가 화해의 악수를 나눴다.

정몽준 전 의원이 19일 오전 10시25분께 서울시청을 찾아 20여분 동안 박원순 서울시장과 환담을 나눴다.

정 전 의원과 박 시장은 각각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소속으로 6·4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한치의 양보없는 대결을 펼쳤다.

두 사람은 십수년 동안에 걸쳐 교분을 쌓아온 사이였다. 하지만 선거가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양측간에 날선 공방이 이어져 얼굴을 붉히는 일이 잦았다.

선거는 박 시장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감정의 골이 워낙 깊어져 두 사람이 관계를 회복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방문은 박 시장이 선거가 끝난 뒤 정 전 의원에게 전화통화를 시도했다가 무산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정 전 의원은 이같은 사실을 전해듣고 즉각 방문의사를 시측에 전달해 방문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6층 시장실 입구에서 기다리다 정 전 의원이 들어서자 "아이구, 아이구, 고생했다"며 반겼고, 정 전 후보는 "축하한다. 고맙다"고 화답했다.

시장집무실로 들어간 두 사람은 선거 후 건강과 브라질 월드컵을 주제로 덕담을 주고받았다.

정 전 의원은 이어 "시장 되셨으니 축하드리고 서울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중요한 도시니 잘해주실 것이고, 시민 한 사람으로 부탁드리러 왔다"고 방문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박 시장은 "시민 한 사람이 아니고 많은 제안이나 아이디어 공약도 하셨다"며 "제가 늘 말씀 잘 경청하고 듣는, 고문으로 모실테니 자주 오시면 뵙고 많은 좋은 말씀해달라"고 부탁했다.

정 전 의원은 "전화를 주셨는데 제가 사실 오는 전화 다 받아야 하는데 이름이 안 뜨는 전화는 다 못받는다"며 "혹시 앞으로 용건 있으시면 문자를 보내주시면 바로 연락드리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웃으며 "핫라인 하나 만드시자"고 제안했다.

정 전 의원은 이에 "하나 말씀드리면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경제 많이 어렵다. 금년도 어렵다고 한다. 전세계 경제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이 1만6000불이라는데 1년에 4% 성장을 한다고 하면 10년이 되면 우리나라가 4만불 국가될 수 있다"고 경제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경제분야는 아무래도 잘 아시니까 많은 조언을 주시면 좋겠고, 말씀드린 고문직은 수락하시는 것이죠"라고 재차 제안했다.

이에 정 전 의원은 "고문이 아니고 자원봉사로 제가 하죠"라고 답했다.

박 시장은 "한국사회가 그동안 사실 성장이 멈춰진 것 같은, 성장엔진이 멈추는 이런 시기를 보냈는데 말씀처럼 경제성장, 이런 새로운 경제 이런 게 만들어져야 한다"며 정 전 의원의 도움을 요청했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의 호칭에 대해 박 시장이 '고문'이라고 언급하자 "고문은 너무 노인같으니 제가 연배 위니 정치선배가 어떠냐. 나는 박 시장님이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선거기간중에 서로 좀 그런 일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부터 친했고, 전 뭐 우리 좋게 생각해왔다"며 "오늘부터 다시 선배, 후배로 돌아가는 걸로 하고 제가 방금 말씀하신 좋은 것 잘 받고 일상적으로 제가 말씀듣겠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경제문제는 시장에 다 맡길 수 없다고 한 것은 지당하신 말씀"며 "시장경제는 수단이지 목표 아니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한 "시장경제는 수단이니 잘활용하시면 되고 거기 얽매일 필요는 없다"면서도 "대신 시장 경제를 너무 배척하고서 공공기관과 정부가 전부하겠다고 하면 그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구체적 방법 정책은 언제든지 핫라인을 하나 만들겠다 했으니 연락주시라"며 "산에도 한번 (같이) 가시자"면서 대화를 마쳤다.

sds1105@newsis.com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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