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7 (목)

[광역단체장 당선자에게 듣는다]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 “저를 선택 안 한 절반까지 잘 생각해 시정 운영할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57)는 17일 “문창극 총리 지명자가 여러 가지 논란이 되고 있어 유감”이라며 “일단 나타난 걸로 볼 때 국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 자체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측근인 유 당선자도 ‘친일’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문 지명자의 기용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이다.

유 당선자는 17일 인천교통공사에 마련된 인수위 사무실에서 가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9월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북한과 성화봉송을 공동으로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당선자는 “남북 간의 긴장 완화와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도록 정부와 협의를 거쳐 백두산에서 성화를 채화해 남북이 함께 들고 입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 당선자는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해서도 “순수하게 남북 간의 긴장 완화와 관계 개선하는 데 도움되도록 정부와 협의해가며 할 필요가 있다”며 추진의사를 밝혔다.

유 당선자는 6·4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이번 선거에서) 반이 저를 선택하지 않았다. 그런 부분을 잘 생각해 앞으로 시정을 운영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그는 공약으로 내걸었던 인천발 KTX에 대해서는 “1500억원대로 가능한 정책이고 자치단체 부담 없이 전액 국비로 추진될 수 있는 사업인 만큼 곧 절차대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향신문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가 17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공동 성화봉송을 비롯한 남북 협력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 문창극 후보자의 여러 논란… 국민 걱정하는 자체가 걱정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북한과 공동 성화봉송 추진

박 대통령과 선거 전에 만나… 선거 뒤 “잘됐다” 전화 받아


- 9월 개막하는 인천 아시안게임을 어떻게 치를 생각인가.

“아시안게임은 인천의 가치를 높이고 인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다. 반드시 성공적으로 치러야 하겠고 한국의 성장과 번영의 전기가 돼야 한다.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해 주경기장 등 각종 시설을 재점검하고 있다. 7월 대통령 주재하의 점검회의를 통해 필요한 보완조치도 취할 생각이다.”

- 북한과의 단일팀을 추진한다고 밝혔는데.

“단일팀은 탈정치, 탈이념의 바탕에서 스포츠 정신을 살리면서 자연스럽게 남북관계 개선에도 도움되는 방향이라면 평화통일 기반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정치적 접근은 곤란하지만 순수하게 남북 간의 긴장 완화와 관계 개선에 도움되도록 정부와 협의해가며 하겠다. 예를 들어 북한 백두산에서 성화를 채화해 공동 입장하는 것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다.”

- 인천시장 출마 전에 경기도지사 출마를 원한 걸로 안다.

“도지사 출마를 준비하거나 그런 것은 없고 이는 확고한 사실이다. 저는 어떤 직책이든 맡은 바 역할에 충실했고, 필요하다면 모든 걸 던졌다. 정치권에서 볼 때 유정복 정도라면 대통령과 가깝고 경기도가 지역구니까 도지사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올 1월부터 인천시장 이야기가 나왔는데 시대적 요청이라 외면하지 않았다.”

- 선거 전후 박근혜 대통령과 통화했나.

“선거 전에 만나뵀고 대통령이 열심히 하라고 했다. 선거가 끝난 뒤 전화통화를 했다. 결과가 잘됐고, 수고했다는 말을 들었다.”

- 여당이 인천에서 승리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패의 균형을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아마 그럴 것이다. 전반적으로 지방선거는 과거 소속당이 승리하는데 인천은 교체돼 그런 평가를 하는 것 같다. 정부와 여당이 졌으면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국민의 준엄한 경고이다. 인천뿐 아니라 경기와 강원, 충북, 충남, 부산까지 박빙 승부였지 않나. 정치권이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고, (국민들이) 실망하게 되면 언제든 심판을 내릴 것이다. 정치권은 더욱 자성하고 겸허하게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 앞으로 4년간 인천시장을 맡게 됐는데 어떤 마음가짐인가.

“사심 없이 시민의 행복과 미래를 위해 헌신하겠다. 공직 경험과 그동안 쌓아온 자산인 정부·정치권 인사들과의 신뢰관계, 대통령과의 친분 등 모든 역량을 인천을 위해 쏟아붓겠다. 시민을 위해 열정을 갖고 일한다면 역대 어느 시장보다도 잘할 수 있으리라 본다.”

- 문창극 총리 지명자의 ‘친일’ 발언 등으로 자질 시비가 일고 있다.

“유감이다. 문 지명자의 전후맥락을 들여다보지 않아 정확한 내용은 모르지만 일단 나타난 걸로 볼 때 국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 자체가 걱정스럽다. 사실 제가 인사청문회법을 발의했고, 청문회도 거쳐 봤는데 정말 힘들다. 공직에 취임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자질과 역량,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된다. 향후 공직 후보자들은 좀 더 엄격한 자기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

- 전 안전행정부 장관으로 선거 기간 세월호 심판론 때문에 고생했는데.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마음이 아플 것이다.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낸 사람으로서 국민들께도 송구스럽고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 하지만 야당이 ‘세월호 심판론’을 제기한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미래 희망에 대한 진정성과 인천 발전에 대한 기대치의 반영으로 본다. 저에 대한 평가라기보다는 기대치의 표출이라고 생각한다.”

- 세월호 때문에 해경이 해체되고 국가안전처가 만들어지고 있다.

“국가안전처는 세월호 대형 참사 이후 좀 더 강력한 재난안전 체계를 총리 직속으로 구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다만 운영을 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재난안전 관리체계는 지방과 정부 등이 얼마나 책임을 다하느냐에 달려 있다. 중앙에서 관리 시스템을 잘 갖추고 시설·재원을 잘 갖춰도 현장에서 작동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 각종 안전은 현장에서 문화로 정착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등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실천되지 않고 있다.

“유정복이 인천시장에 당선된 만큼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추진하겠다. 공약이라는 게 현실적으로 볼 때 사업의 우선순위가 재조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의지를 갖고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 송영길 인천시장과는 선거 뒤 만났나.

“송 시장이 다음달 중국 칭화대로 유학 간다고 들었다. 행사 때 마주친 적은 있지만 개별적으로는 아직 못 만났다.”

- 수도권매립지 종료 문제로 서울·경기와 갈등이 계속되는데.

“수도권매립지는 예정대로 2016년 매립이 종료될 것이다. 서울시는 당초 약속한 매립 종료 시한을 지켜야 한다.”

<인천 |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