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8 (금)

늑장·오기·회전문 인사… 박 대통령 ‘수첩 속 인물’ 바닥났나

댓글 1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월호’ 후 인사 특징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단행한 일련의 인사를 보면 ‘늑장’ ‘오기’ ‘회전문’이라는 3대 특징이 발견된다. 이를 두고 박 대통령의 제한된 인재풀을 나타내는 ‘수첩 속 인물’이 바닥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그래서 이념 성향과 출신 등이 폭넓지 못하고 기존 틀 내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향신문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연무관에서 열린 민주평통 해외자문위원들과의 통일대화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아직까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못하고 우리가 내민 손을 뿌리치고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북한을 대화와 협력의 길로 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현경대 수석부의장과 해외자문위원 500여명이 참석했다. | 김영민 기자


▲ ‘박정희재단’ 이사 외 별 인연 없는 인물 발탁

대통령 뜻 맞는 강경보수

새 총리 내각 제청 ‘불발’… 정 총리 통해 “인선 발표”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55일 만인 지난 10일 문창극 총리 후보를 지명했다. 지난달 19일 ‘눈물의 대국민담화’로 새출발을 선언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시간이 지체됐다. 차기 총리로 다방면의 인물을 검토했다가 번번이 난관에 봉착하자 결국 ‘수첩 밖 인물’을 선택한 것이란 관측도 있다. 문 지명자는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를 맡았다는 것 이외에는 박 대통령과 별다른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늑장 인사로 인적쇄신이 미뤄지자 청와대도 국정공백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빈틈 없는 국정과제 추진을 강조하지만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낼 리더가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국정운영은 계속 비상체제다.

결국 청와대는 문 지명자가 임명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물러나는 정홍원 총리 제청을 통해 이번주 안에 각료 인선을 발표키로 일정을 수정했다. 뒤늦게 ‘속도전’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는 지난달 22일 신임 총리가 제청권을 행사토록 할 것이라고 했지만 ‘빈말’이 됐다. 갑자기 지명된 문 지명자가 대통령과 개각을 심도있게 협의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형식만 갖추는 꼴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국민 눈높이보다 자신의 뜻에 맞는 인물을 우선시하는 점도 두드러졌다. 문 지명자는 강경보수 성향으로 통합 역할에 적합한지에 대한 의구심을 받고 있다. 당장 야당의 반발을 불렀다.

6·4 지방선거 후 박 대통령의 첫 인사인 청와대 윤두현 홍보수석도 YTN 정치부장·보도국장 재직 시절 정권 편향적이란 비판을 받았다. ‘예상 밖의 인물’을 중용하지만 인물 면면을 보면 유연성을 찾아볼 수 없는 ‘오기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집권한 지 1년6개월도 안됐지만 벌써부터 ‘회전문’ ‘돌려막기’ 인사가 잦아지고 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영전했고, 친박 핵심인 이병기 주일대사는 국가정보원장에 내정됐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중 일부는 이번 개편에서 입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쓴 사람을 또 쓴다’는 인사 특징이 재현되는 것이다. ‘수첩 인사’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안홍욱 기자 ahn@kyunghyang.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