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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연합시론> 박 대통령, 인사로 국정동력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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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새 총리 지명과 국정원장 내정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개편 작업에 시동이 걸렸다. 박 대통령은 내각과 청와대 개편작업을 동시 진행해 이르면 다음 주 해외순방에 들어가기전 인선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가 중요한 것은 세월호 참사로 대두된 전방위적 쇄신과제 추진문제가 걸린데다 박 대통령 자신의 국정운영 방식변화 여부를 가늠할 시금석이라는 점에서다. 특히 이른바 '수첩인사'의 결과물로 비판받은 1기 내각의 무능력과 청와대 보좌진용의 인적 편향성 등이 빚은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어떻게 바로잡힐지가 관심이다.

박 대통령은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총리 후보로, 이병기 주일대사를 국정원장으로 내정했다. 문 총리후보는 언론인 출신으로는 처음이자 일반인들의 지명도 측면에서 '깜짝인사'에 해당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전패한 충청권 출신으로 보수색채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안대희 전 후보의 낙마를 불러왔던 이른바 관피아, 전관예우 논란으로부터는 자유롭지만 개혁작업 추진에 필수적인 행정경험 측면에서 취약점이 크다. 안기부 2차장을 지내 여러차례 국정원장 후보 하마평에 올랐던 이 대사는 박 대통령의 최측근 '멘토'그룹에 속한다. 전임 남재준 원장과 달리 군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국정원 활동에 유연성을 주입할 수는 있겠지만 국정원 개혁추진은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총리의 경우 여러 후보의 검증문제들이 마지막까지 걸림돌이 된 고심의 인선이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새 총리에게 필요한 '책임총리'로서의 내각장악 및 돌파능력, 국정원 개혁에 관한 여론의 요구 등을 놓고 볼 때 박 대통령은 쇄신과제 해결을 통한 지지민심의 외연확대보다는 안전한 인사를 통한 국정권한의 청와대 장악력 유지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의 '안정적 국정운영 기조유지'보다는 정치사회 전방위적으로 세월호 이후의 새로운 출발을 기대하는 여론이 높은 현 시점에서 이런 인사방향이 민심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지않을 수 없는 것이다. 받아적기나 하고 위의 눈치나 보며 질책받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는 1기 내각의 무능 이미지를 이번 인사가 깨지못하면 박 대통령의 청와대 및 정부 장악력이 아무리 강하게 유지된다 하더라도 국정동력은 급격히 침식될 개연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인사를 통해 지지외연을 확대하고 국정동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보수세력뿐 아니라 진보, 이도저도 싫은 무당파 민심까지 끌어안는 흡인력을 보여줘야 한다.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자신을 지지하는 반쪽만의 나라, 반쪽만의 인력풀, 반쪽만의 정책을 펼쳐서는 단순히 효율의 산술적 측면으로도 큰 국정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또다시 드러났듯이 세대별 투표가 반복되고, 특히 사회 주력계층으로 진입해가는 연령대에서 표를 얻지못하는 현상에 위기감을 절감해야 한다. 열린 인사, 보수정부 쇄신의지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인사로 국민의 마음을 얻고 정책의 세심함으로 팍팍한 민생에 힘을 보태주는 그런 2기 내각과 청와대 진용을 꾸려야 한다는 얘기다. 인력풀을 더 넓혀야 하고, 대통령이 야당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새 내각 구성에 협조를 부탁 할 수 있어야 한다. 인사가 달라진다는 것은 인사의 대상뿐 아니라 인사의 주체가, 인사가 성사되는 과정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 대통령이 2기 내각을 통해 보여줄 상징성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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