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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실상사에서 초대형 완벽 고려시대 정원시설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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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전북 남원 실상사에서 국내에서는 유례가 없는 초대형 고려시대 정원시설이 완벽에 가까운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조계종 산하 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정안 스님)는 실상사(주지 응묵) 담장 바깥 구역 일대를 발굴조사한 결과 강돌을 바닥에 촘촘히 깐 평면 타원형의 독특한 모습인 연못과 여기에 물을 끌어들이는 입수로와 빼내는 배수로, 그리고 이와 관련된 것으로 생각되는 건물터 2동을 비롯한 정원시설을 찾아냈다고 오늘(11일) 밝혔습니다.

이 중에서 연못인 원지와 관련 수로 시설은 그 규모와 완벽한 상태, 그리고 아름다운 건축 양식이 단연 관심을 끕니다.

길이 16.05m에 폭 8.06m인 연못은 바닥에 강돌을 대체로 한 줄씩 편평하게 깔아 처리하는 한편 주변 석축 또한 같은 종류의 강돌을 쌓아올려서 만들었습니다.

바닥 중앙에는 다른 강돌과는 달리 청색 빛이 도는 돌을 안치했습니다.

이는 아마도 원지를 만들 때 기준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조사단은 덧붙였습니다.

돌 사이에는 명황색 점토와 숯을 이용해 방수처리를 했지만 내부에서 뻘층이 확인되지 않는 점으로 보아 맑은 연꽃 같은 식물을 기르지는 않았다고 추정됩니다.

나아가 한 귀퉁이에서 출수구로 보이는 시설이 발견됨에 따라 끌어들인 물은 일정한 높이로 유지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곳으로 물을 끌어들이는 입수로는 현재까지 발견된 규모만 길이 42.6m 구간에 이릅니다.

폭 1.2m이며 강돌을 바닥에 깔고 측면에 쌓는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조사단은 "이번에 발견한 원지는 그것이 위치하는 방향성을 고려할 때 실상사 경내에 위치한 고려시대 초기 목탑 터와 동서방향 축이 일치한다"면서 "나아가 이 일대에서는 고려 초기 유물이 집중 출토하는 점으로 보아 이 정원시설은 실상사 경내 목탑과 거의 같은 시기에 만들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같은 수로 갖춤 정원시설은 고려시대 불화에 비슷한 형태가 보이며, 일본에서는 후루미야 유적이나 헤이조궁의 동원 등지에서 유사한 사례가 발견됐습니다.

나아가 이번 발굴에서는 연화문 수막새, 초화문 암막새, '實相寺'(실상사)라는 글자가 적힌 기와를 비롯한 각종 유물 100여 점이 수습됐습니다.

이번 발굴 지역은 현재의 실상사 담당 바깥이라는 점에서 고려시대 실상사는 규모가 지금보다 훨씬 넓은 거찰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번 정원시설이 드러난 곳은 실상사에서 양혜당과 보적당이라는 부속 건물을 세우기로 한 곳이지만, 유적이 드러나지 않은 다른 곳으로의 설계 변경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더불어 발굴조사 결과 드러난 장엄한 모습의 현재 상태를 훼손하지 않고 보존·정비하는 문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대두했습니다.

이번 발굴 현장은 오는 16일 오후 2시 전문가 검토회의 개최에 즈음해 일반에도 공개됩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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