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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울산 북·동구 진보 구청장 추진 사업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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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서 새누리당으로 구청장 바뀌어 '관심사'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울산에서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 관한 한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리는 울산 북구와 동구에 새누리당 구청장 후보가 나란히 당선되면서 기존 통합진보당 구청장들이 추진하던 사업의 지속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10일 울산시 북구에 따르면 친환경급식센터 설치, 울산노동역사관 건립, 노사민정협의회 운영, 비정규직지원센터 설치 등이 현 진보당 소속 윤종오 구청장의 공약사업으로 추진돼 왔다.

지난 2월 북구청 옆 오토밸리복지센터에 문을 연 울산노동역사관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북구가 1970년대 이후 노동자료를 모아 전시하고, 민주노총 울산본부에 운영까지 맡겨 진보 구청장의 색채가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친환경급식센터는 무상급식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16억원을 들여 지난해 개소했다. 센터는 북구지역 초등학교 6학년 모두에게 무료급식을 해 왔다.

노사민정협의회는 지난 2007년 전국에서 처음 만든 기구로, 북구가 노무사를 채용해 비정규직 근로자 등을 행정·법률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북구는 또 비정규직지원센터를 설립해 민주노총 울산본부에 운영을 맡겨 각종 교육사업을 벌이고 있다.

윤 구청장이 재선에 성공했다면 지속할 사업이지만 새누리당 박천동 후보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이들 사업의 진로가 안갯속에 놓이게 됐다.

이들 사업 대부분은 노동관련 단체가 위탁받았거나 계약직·일용직 근로자들이 맡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이 중단되면 사업비가 없어지거나 일자리를 잃는 경우도 생긴다.

일단 노사민정협의회와 비정규직센터는 박 당선인이 선거기간 공약을 통해 유지하겠다고 밝혀 혼란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노동역사관과 친환경급식센터 등 다른 사업은 방향이 아직 모호한 상황이다.

진보당 소속 현직 구청장이 낙선하고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동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진보당 김종훈 구청장은 비정규직지원센터를 만들어 계약직을 고용해 운영해 왔다. 친환경무상급식은 북구의 친환경급식센터를 이용해 시행했으나 새누리당 권명호 후보가 당선돼 지속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울산지역 5개 구·군 가운데 북구와 동구만 매월 2차례 일요일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로 지정한 것 역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구청장이 이끌어 왔던 중구와 남구는 수요일과 일요일에 의무휴업했기 때문에 이런 흐름이 북·동구에 이어지면 이 지역 중소상인의 반발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당선인들은 일단 "큰 변화를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천동 북구청장 당선인은 "구청장이 바뀐다고 해서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다"며 "기존 구정과 시책 등을 점진적으로 검토해서 바꿔나가겠다"고 원칙적인 입장을 보였다.

권명호 동구청장 당선인도 "무조건 전임 구청장의 사업을 거부할 생각은 없다"며 "면밀히 검토해서 계승할 것은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정치권과 주민들은 당선인들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려면 기존 사업의 축소가 불가피하고, 이에 따라 기존 진보진영 구청장의 사업들이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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