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당선자와 남 당선자는 과거 한나라당에서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으로 불렸던 소장 쇄신그룹의 일원이다. 나이도 얼추 비슷한 50세 전후이고, 성향도 중도 보수로 당내에서는 개혁쪽에 가깝다. 그래서 여당내 야당 역할을 자임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새누리당의 잠재적 차기 대선주자라는 공통점도 있다. 원 당선자의 통합 도정 실험 제안에 대해 새정치연합 제주도당이 긴급성명을 내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저급한 정치쇼'니, `야합'이니 하며 비판하는 이유다. 그러나 야당의 이런 비판은 편협한 진영논리로 볼 수밖에 없다. 작은 선거에 매몰돼 큰 정치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자신들의 처지가 옹색해질까봐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는 `정치꾼 정치'로는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새정치연합 제주도당은 원 당선자를 도와 새로운 통합의 정치 실현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반색했어야 했다. 정말 원 당선자가 `정치쇼'로 이런 제안을 한 것이라면 얼마 안가 그의 본색이 드러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지금 우리 사회는 통합의 정치를 목말라 하고 있다. 선거기간 또는 당선 직후에는 반대편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느니, 나를 찍지 않은 유권자들도 포용하겠다느니 하면서도 실제는 그와 정반대로 움직인다. 오로지 진영의 논리에 갇혀 삿대질하고 증오하기에 바쁘다. 이런 정치판에서는 어떤 건설적인 제안도 당리당략으로 치부될 수밖에 없다. 지금 박근혜 정부와 야당의 관계가 꼭 그렇다. 오죽하면 `불통'이 현 정부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고 있겠는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대통합 리더십이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임용 등이 자주 회자 되는 것은 그들의 통합정치가 부럽기 때문이다. 이런 때에 원희룡, 남경필 당선자의 적극적인 소통과 통합 움직임은 그 진의가 무엇이든 시도 자체만으로도 반가운 일이다. 이들의 정치실험이 시도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성사돼 숱한 부작용과 장애를 딛고 `연립도정' 운영에 성공한다면 이는 우리 정치사에 `통합=불가능'이라는 각인을 걷어내는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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