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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구조조정 압박 내몰리는 서울 소재 대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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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캠퍼스 확충’ 줄줄이 차질
백지화·연기 잇달아… 남양주권 계획 대학만 순항


파이낸셜뉴스

서울지역 대학들의 수도권 캠퍼스 계획이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정책 변화 등에 따른 재정난으로 강력한 구조조정 압박을 받으면서 캠퍼스 확장 여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이화여대와 홍익대가 각각 경기 파주와 인천 송도캠퍼스 추진 계획을 백지화한 데 이어 성균관대와 중앙대도 사업추진을 연기했다. 나머지 대학들도 '계획'만 있을 뿐 답보 상태다.

■성균관·중앙대 캠퍼스 계획 '차질'

8일 대학가에 따르면 성균관대 캠퍼스 이전은 핵심내용이었던 '평택 브레인시티 사업'이 평택시와 사업시행사 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달 11일 결국 무산됐다. 평택 브레인시티 사업은 지난 2007년 성균관대와 경기도, 평택시가 양해각서를 맺으며 추진된 것으로 평택시 도일동 일대 482만4912㎡에 성대 제3캠퍼스를 포함한 첨단복합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중앙대의 검단캠퍼스도 인천시와의 양해각서(MOU) 기간을 내년 5월까지 1년 연장하며 연기됐다. 검단신도시 내 26만4000㎡ 부지에 안성캠퍼스와 서울캠퍼스의 일부를 옮긴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전부지의 투자자를 찾지 못하며 결국 연기를 선택했다. 중앙대 검단캠퍼스는 민간개발자가 캠퍼스타운의 주거.상업시설을 개발하고 이에 따른 이익금으로 건립비를 조달할 계획이었다. 양측이 1년여의 유예기간을 갖기로 했지만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새로운 투자자 모색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대학의 캠퍼스 건립 계획은 지방선거와 맞물려 정치적 이슈로 부각됐다. 평택시장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공재광 후보와 무소속 우제항 후보가 브레인시티 사업의 재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남양주 '뜨고' 파주·의정부 '지고'

성균관대와 중앙대 외에도 서울대, 서강대, 건국대, 삼육대, 을지대 등이 현재 별도의 캠퍼스를 추진 중이다. 서울대 시흥캠퍼스는 2017년 1단계 준공이 목표이고 서강대 남양주 캠퍼스는 2018년 신입생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삼육대는 지난달 말 남양주시와 국제캠퍼스 조성을 위한 실무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나란히 의정부에 캠퍼스를 추진하고 있는 건국대와 을지대도 상황이 좋지는 않다. 을지대 의정부 캠퍼스는 당초 올해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었지만 착공이 내년으로 늦춰졌고, 건국대도 선결조건인 미군기지 이전이 이뤄지지 않으며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건국대 관계자는 "미군기지 이전을 조건으로 대학들이 의정부에 캠퍼스를 추진했었다"면서 "하지만 이전이 늦춰지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말했다. 광운대도 의정부에 캠퍼스를 추진했지만 지난 2009년 내부 사정 등으로 포기했다.

파주지역에 캠퍼스를 추진했던 대학들도 줄줄이 계획을 접었다. 서강대, 국민대, 이화여대 등이 잇따라 미군기지 부지에 캠퍼스를 추진했지만 재정 문제 등의 이유로 결국 성사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대학가에서는 지방 캠퍼스 설립이 앞으로 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대학마다 재정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막대한 비용이 드는 캠퍼스를 만들기 쉽지 않아졌다"면서 "단순히 경영적 관점에서 봤을 때 캠퍼스는 영양가 없는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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