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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취재파일] 진보 교육감 당선 '女心'이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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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방송3사 출구조사 분석

SBS

막을 내린 6·4 지방선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진보 교육감이 대거 당선됐다는 것입니다. 전국 17명의 시·도 교육감 가운데 진보 성향의 후보들이 13명이나 당선됐습니다. 4년 전인 2010년 지방선거 때 6명이 당선된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들 진보 교육감들이 당선된 데에는 남성보다 여성의 표심이 더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 진보 교육감 지지도 남성보다 여성이 더 높아

SBS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3사가 6·4 지방선거 당일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먼저 서울 교육감 선거에서 여성 유권자의 43.1%가 진보 성향의 조희연 후보에게 표를 던졌습니다. 이어 보수 성향의 문용린 후보 29.8%, 고승덕 후보 20.9% 순이었습니다. 남성 유권자의 표심도 순위는 같았지만 상대적으로 격차가 적었습니다. 조희연 후보 38.5%, 문용린 후보 32.0%, 고승덕 후보 22.9%였습니다. '女心'이 조희연 후보를 더 선호했던 셈입니다.

성별 투표 성향을 연령별로 다시 나누어 보면, 조희연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30대 여성에게서 가장 높았습니다. 30대 여성 61.2%, 20대 여성 59.4%, 30대 남성 56.4%, 40대 남성 54.5% 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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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투표 성향은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했습니다.

부산 교육감 당선자인 진보 성향 김석준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남성 33.6%, 여성 35.7%로 여성이 높았습니다. 참고로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남성의 49.8%가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를, 50.2%가 무소속 오거돈 후보를 지지한 반면, 여성은 53.7%가 서병수 후보를, 46.3%가 오거돈 후보에게 표를 던졌습니다. 부산 여성 유권자들은 부산시장 선거에선 보수 성향 후보를, 교육감 선거에서는 반대로 진보 성향 후보를 더 지지한 것입니다. 연령별로는 역시 30대 여성에게서 김석준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50.0%로 가장 높았고, 20대 여성 49.3%, 40대 여성 48.5%, 40대 남성 47.1% 순이었습니다.

대구 교육감 선거에서도 남성의 56.2%가 보수 성향 우동기 후보를, 30.1%가 진보 성향 정만진 후보를 지지한 데 반해, 여성은 54.0%가 우동기 후보를, 33.2%가 정만진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인천 교육감 선거 역시 당선자인 진보 성향 이청연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남성(31.6%)에서보다 여성(33.9%)에게서 더 높았습니다.

진보 성향 교육감이 당선된 곳 가운데 경기와 전남을 제외하고 광주, 세종, 강원, 충북, 충남, 전북, 경남, 제주에서도 모두 여성의 지지율이 남성의 지지율보다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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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여파"…30대 여성 '진보' 지지도 가장 높아

진보 교육감 지지도가 여성에서 더 높은 데 대해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로 세월호 참사를 꼽습니다.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희생을 보면서 우리 교육의 고질적 문제인 '부의 편중에 따른 교육의 대물림'을 더 이상 지켜볼 수는 없다는 경각심이 크게 일어났고, 남성보다는 상대적으로 자녀 교육에 더 관심이 많은 여성에게서 더욱 표심으로 분출됐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30대 여성에게서 진보 교육감 지지도가 가장 높게 나왔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입니다. 안산 단원고 학생들보다 어린 자녀를 둔 30대 여성에게서 경쟁과 효율성 위주의 보수적 교육 노선에 대한 반발이 가장 크게 나타난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자녀 교육에 가장 관심이 많은 30대 여성이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면서 '경쟁력'보다는 '인성과 적성을 중시하는 균등한 교육'을 더 선호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놓고 민심의 절묘한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당초 '세월호 책임론'이 거세게 불면서 시·도지사 선거에서는 여당인 새누리당이 참패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보면 시·도지사 17명 가운데 새누리당 8명, 새정치민주연합 9명으로 무승부에 가깝습니다. 특히 새누리당이 수도권 3곳, 즉 서울, 경기, 인천 가운데 2곳을 가져갔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의 패배로 보기 힘들다는 평가가 대부분입니다. 이렇듯, 시·도지사 선거에서는 여당의 책임을 덜 묻되, 교육감 선거에서 '교육이라는 미래 권력'을 야권에 쥐어줬다는 게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이라는 해석입니다.

[김지성 기자 jis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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