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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6·4 지방선거] 정몽준 ‘朴心’ 꺾고 압승.. ‘재벌프레임’ 깨기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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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정몽준 확정.. 박원순 시장과 맞대결

12일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서 70%가 넘는 '압승'을 통해 정몽준 의원이 선출된 것은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맞대결을 펼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본선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정 의원은 새누리당 지도부가 '중진차출론'을 통해 서울시장 출마를 거듭 제안하자 오래 간직한 대권의 꿈을 내려놓는 동시에 백지신탁 심사를 받겠다고 선언해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또 지난 3월 2일 정 의원이 이혜훈 최고위원에 이어 두 번째로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한 뒤에는 '용산 재개발' 등 강력한 개발공약을 앞세우면서 세월호 사고 직전에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는 박 시장과의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박빙을 겨룰 정도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정 의원은 박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열세인 20.30 세대의 지지를 얻기 위해 머리를 검게 염색하고 청바지를 입고 서울 여의도에서 농구를 하는 등 젊은 표심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경쟁자인 박 시장을 맹렬히 추격했다.

비교적 순탄했던 정 의원의 경선 레이스에도 큰 위기가 찾아왔다.

세월호 사고가 난 지난달 21일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사고 현장 방문을 비난한 여론을 거론하면서 정 의원의 막내아들인 예선씨(19)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글을 남겨 논란이 인 것이다. 정 의원은 곧장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당심(黨心)은 정 의원의 손을 번쩍 들어줬다. 정 의원은 후보 수락연설을 하면서 "국민 여러분 제 아들의 철없는 짓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제 막내아들 녀석을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길 바란다"고 울먹였고 이를 지켜보던 정 의원의 부인 김영명씨도 눈시울을 붉혔다.

이에 대해 어차피 당심을 놓고 겨루는 경선에서 정 의원 아들의 발언 논란이 승패를 좌우할 만한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경선은 사실 그동안 당내에서의 역량과 역할에 대한 평가"라면서 "당원들의 경우 외부에서 영입한 후보보다 당내에서 꾸준히 활동한 후보를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장은 큰 인물들의 싸움이기 때문에 개인 호감도 영향이 적지 않아 본선에서 이를 어떻게 만회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출마 직후부터 불을 지핀 이른바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마케팅도 결국 7선의 정치 관록을 이기지는 못했다. 김 전 총리는 최근 정책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제 출마를 권유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심을 흔들었지만 현장투표의 80%를 차지하는 당원·대의원 등은 정 의원을 선택했다.

하지만 정 의원에게는 앞으로 박 시장과의 본선에서 '재벌 대 서민' 프레임을 극복해야 하는 큰 숙제가 남아 있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당선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정치가 그 틀(재벌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기업에서 성공한 사람은 정치하지 말라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세월호 사고로 민심이 급격히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에서 멀어지는 것도 정 의원이 넘어야 할 관문이다. 실제 세월호 사고 이후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 의원은 박 시장과의 맞대결에서 지지율이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정 의원은 "국민들께서 정부 여당의 책임이 크다고 보시지 않겠나"라면서 "잘못했다는 말씀드리고 부정부패를 뿌리 뽑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만약 정 의원이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할 경우 정치 재개가 어렵다는 관측도 있어 정 의원은 사력을 다해 본선에 임할 것으로 관측된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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