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7 (목)

뚝심의 원내대표 '강 대 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여야 원내사령탑 선출

'포스트JP' 이완구 새누리 첫 충청 출신 원내대표에 추대

세종시 고수·암 극복 경험

TV 앵커 출신 박영선 새정치 초재선·신주류 고른 지지 얻어 당선

재벌·검찰 개혁에 앞장

한국일보

9일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원내 대표에 단독 출마한 이완구 의원이 박수로 추대된 뒤 새 원내 운영 구상을 밝히고 있다.(왼쪽) 8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 대표로 선출된 박영선 의원이 취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19대 후반기 국회를 이끌 여야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새누리당 이완구(충남 부여ㆍ청양)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서울 구로을) 의원은 모두 선이 굵은 정치인으로 통한다. 이 원내대표는 '포스트 JP(김종필 국무총리)'로 불리며 충청권을 대표하는 중진이며 박 원내대표는 헌정 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라는 상징성도 갖고 있다. 다만 이 원내대표가 평소 온화한 성품과 달리 쟁점 현안에는 뚝심을 꺾지 않고 박 원내대표가 대표적 강경파라는 점에서 여야 관계가 '강(强) 대 강(强)' 구도로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남을 기반으로 한 새누리당에서 충청 출신 원내대표가 선출된 것은 이 원내대표가 처음이다. 친박 핵심이 아닌 범친박으로 분류되는 이 원내대표가 추대될 수 있었던 배경도 계파ㆍ지역을 떠나 동료 의원들에게 친화력과 정치력을 인정 받았기 때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뚝심의 결단을 마다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2009년 충남지사 시절 이명박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반발해 지사 직을 사퇴하면서 대중의 주목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충청권 대표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결단으로 인해 그는 세종시 원안을 고수했던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게 됐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다발성골수종(혈액암)이 발병, 출마를 포기했지만 수술과 항암치료로 병마를 극복하고 지난해 4ㆍ24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재입성하는 일련의 과정에서도 그의 뚝심이 드러난다.

방송 앵커 출신의 박 원내대표는 2004년 17대 총선 직전 열린우리당 대변인으로 발탁된 후 비례대표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17대 국회에선 금산분리법 등 재벌개혁에 앞장섰고 2007년 대선에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을 주도적으로 파헤치며 저격수 역할을 자임하는 등 대여 강경파의 이미지가 강하다. 18대 국회에선 검찰개혁과 보편적 복지 정책 마련에 앞장섰고 2011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되면서 정치인으로서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듬해 1월 전당대회에서는 당내 첫 여성 선출직 최고위원으로 당선되며 주가를 높였다.

19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을 맡아 지난해 말 외국인투자촉진법을 반대하고 검찰개혁법안을 관철하는 등 야당의 선명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소신을 앞세우다 보니 법사위원장으로서 법안 처리와 관련해 월권을 행사한다는 여당의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이처럼 소신을 중시하는 여야 원내대표 선출로 여야 관계가 녹록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양측은 당장 세월호 참사 수습과 관련, 사고 원인과 책임소재를 밝히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논의하기 위한 국회 소집 시기와 방식 등에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전임 원내대표들이 매듭짓지 못한 6월 국정감사 실시는 야당이 강하게 요구하는 반면 여당에선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6ㆍ4 지방선거와 7ㆍ30 재보선 등의 정치 일정도 여야 관계를 대치 구도로 흐를 수 있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 인터넷한국일보(www.hankooki.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