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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선거 전 일어난 천안함·세월호 참사‘, 분노의 표심’… 투표소냐 탈 정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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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듯 다른’ 2010·2014 지방선거

6·4 지방선거와 2010년 지방선거의 ‘닮은 듯 다른’ 성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올해는 세월호 침몰사고가, 2010년에는 천안함 침몰이란 대형 사고가 일어났다. 두 사고 모두 후폭풍이 이어지며 선거 최대 변수로 떠오른 유사점을 갖고 있다.

경향신문

▲ 선거 최대 변수 작용 유사점

야당, 무능정권 심판론 강조

여권 후보 지지율 하락 고전


▲ 천안함, 안보·평화 이슈 부각

세월호 땐 안전 이슈·분노로

정치 불신… 무당파 증가 특징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야당은 국정조사 실시와 특검 도입 등을 요구하며 정부의 부실 대응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거듭 사과하고 새누리당 일각에서 국정조사에 공감하는 등 여권도 엄중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4년 전 천안함 침몰 국면에서 야당인 민주당은 무능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고, 한나라당은 안보위기를 앞세워 보수층 결집에 나섰다. 두 대형 참사는 선거전 초반의 ‘여당 우세·야당 열세’ 구도를 뒤바꿔 놓은 공통점이 있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전 내내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는 천안함 안보위기론까지 등에 업고 민주당 한명숙 후보를 앞섰다. 오 후보가 한 후보를 최대 20%포인트 따돌리는 조사결과도 있었다. 그러나 선거를 2주 앞둔 5월20일 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은 북한에서 제조한 감응어뢰의 강력한 수중폭발에 의해 선체가 절단돼 침몰했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4일 후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5·24 대북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하지만 오 후보는 선거에서 한 후보에게 0.6%포인트 차로 신승했다. 정권이 안보위기론을 남용한 것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한 결과였다.

세월호 침몰사고도 60%대로 고공행진을 계속하던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을 40%대까지 떨어뜨리고 있다. 선거 한 달여를 앞두고 백중세였던 수도권에서 야당 우세로 역전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4년 전과 다른 점도 적지 않다. 천안함 침몰은 안보·평화 이슈를 부각시킨 반면 세월호 침몰사고는 안전 이슈로 인식되고 있다. 2010년에는 전쟁을 걱정하는 불안감이 청년층 결집을 이끌었다. 반면 2014년은 불안보다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불안은 여권 지지층을, 분노는 야권 지지층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야권 신뢰도도 대비된다. 2010년 선거 직전 정당 지지도에서 한나라당은 민주당을 10~15%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실제 투표 결과는 한나라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거나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쇠고기 촛불 정국,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잠복했던 야권 표들이 투표소를 찾은 것이다.

그러나 2014년은 판이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대안세력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에도 불구하고 2주 전 대비 1%포인트 하락한 24%로 조사됐다. 무당파만 26%에서 8%포인트 상승해 36%로 늘었다.

투표율이 어떻게 나올지는 예측불허다. 2010년 투표율은 54.4%였다. 올 선거의 경우 ‘분노의 표심’이 투표소 행렬로 이어질 수 있다. 야당이 끝내 대안으로 인식되지 못할 경우 아예 정치의 장(場) 밖으로 이탈해 투표율이 당초 예상보다 밑돌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구혜영·유정인 기자 koo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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