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7 (목)

새정치연합 전략공천 거센 후폭풍… 내홍 번지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광주·안산시장 후보 잇달아 공천…‘개혁은 없고 구태만 반복’ 지적

安 “윤장현, 광주의 박원순 될 것”… 강운태·이용섭 “모순·궤변의 극치”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을 번복하며 전면에 내걸었던 것은 6·4 지방선거 ‘개혁공천’이었다.

그러나 윤장현 광주시장, 제종길 안산시장 후보를 잇달아 전략공천하며 이른바 ‘안심’(안 대표 의중) 논란을 자초해 개혁공천에 대한 공언 역시 저버렸다는 지적이다. 두 후보 전략공천은 안 대표 측 지분 챙기기로, 개혁은 없고 구태만 있다는 비판이 내부에서조차 나온다. 특히 국민 관심이 분산된 지난 연휴 직전(2일)과 초입(3일)에 전략공천을 결행한 것은 ‘새정치’와는 배치되는 ‘꼼수정치’의 단면으로 받아들여진다.

안 대표는 광주시장 예비후보였던 강운태 시장과 이용섭 의원 및 지지자들의 탈당 등 전략공천 후폭풍이 거세자 6일 이례적으로 이해를 구하며 안심 논란에 대한 진화를 시도했다. 그는 이날 세월호 참사 기자회견 말미에 “기성 정치권 밖의 새로운 인물을 발탁하는 것이 전략공천”이라며 “(윤 후보가) 광주의 박원순이 될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광주 시민도 새 인물을 키워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윤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에서 강 시장과 이 의원에게도 뒤지는 ‘3등 후보’를 위해 1·2등 후보를 내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는 게 중평이다. 안 대표가 굳이 새 인물 발탁식의 낙점을 하려면 ‘공천=당선’의 텃밭이 아닌 곳을 선택했어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안 대표의 호소에도 강 시장, 이 의원의 지지자 250여명이 이날 집단탈당하는 등 파열음이 이어졌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당을 떠나 광주 정신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내걸고 투쟁하겠다”고 전면전을 선언했다. 강 시장과 이 의원은 안 대표 등을 향해 “낙하산·밀실 공천”, “모순과 궤변의 극치” 등 연일 격렬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선거를 앞둔 새정치연합으로선 큰 악재이자 부담이다. 강 시장과 이 의원이 무소속 후보 단일화로 당선될 경우 안 대표는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월호 참사 피해지 안산도 전략공천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김철민 현 시장 측은 “상(喪)중에 상주를 바꿨다. 잇속 챙기기를 위한 밀실 낙하산 공천”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김 시장 측 지지자들은 이날 버스 22대를 동원, 여의도 새정치연합 당사를 항의 방문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3일에 이어 두번째 당사 항의 방문이다. 박주원 전 안산시장도 전략공천에 반발해 탈당 후 무소속 출마의사를 밝혔다.

당 전국여성위도 기자회견을 통해 “여성 공천을 이행하지 않는 새정치는 거짓이다. 지도부가 자기사람을 심고자 직권을 남용하고 있다”며 ‘지역구 30% 여성 의무공천’ 이행을 촉구했다.

당 지도부는 추가 전략공천 여부를 놓고 고심에 빠졌다. 전략공천을 계속하면 공천 잡음이 우려되고 중단하면 개혁공천이 허언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한편 서울시당은 5일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를 열고 서울지역 기초단체장 25곳 중 9곳에 대해 단수후보를 공천하고 6곳에서는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