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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북한보다 성능 뛰어나다더니… 우리 군 무인기 '송골매'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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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 공개 한달도 안 지나

우리 군이 자랑하는 군단급 무인정찰기 '송골매' 1대가 1일 추락했다.

북한제로 추정되는 소형무인기가 경기 파주와 백령도, 강원 삼척에서 잇따라 발견되자 군 당국이 지난달 8일 "우리 무인기는 북한 무인기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갖췄다"며 야심차게 공개했던 무기다. 하지만 불과 한 달도 안돼 추락하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육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4분쯤 임무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던 송골매 1대가 경기 양주시 광적면의 야산에 추락했다. 사고 직후 군 당국은 무인기를 수색하던 도중 주민 신고로 출동해 기체를 수거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군 당국은 기체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이 발생하면서 부대로 복귀하지 못한 채 추락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송골매는 지난해 4월에도 비행훈련 도중 강원 홍천군 갈마곡리 석화초교 인근 밭에 추락한 전력이 있다. 우리 군은 2002년부터 전방지역 군단급 부대에 이 무인기를 배치해 북한군 병력과 장비, 이동표적에 대한 실시간 영상 정보를 확보해왔다.

앞서 군 당국은 북한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무인기가 잇따라 발견되자 송골매를 전격 공개했다. 우리 군 대비태세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국민의 안보 불안을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엉뚱하게 북한에 위협적인 첨단 비밀전력의 성능을 과시한 것이다.

당시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국민들이 안보에 대해 우려가 많고 자존심도 상한 것 같다"며 "그래서 우리 군이 북한보다 훨씬 뛰어난 무기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군 당국은 혹을 떼려다 더 큰 혹을 붙인 격이 됐다.

송골매는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생산한 국산 무기(길이 4.8m)로 최대 5시간 동안 반경 110㎞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통신이 두절되면 자동귀환이 가능하도록 고안됐고, 실시간 원격조종과 프로그램에 의한 자동항법 비행기능도 갖췄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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