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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국방부 "北무인기 軍시설 집중 촬영"…결정적 증거는 못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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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중간조사결과 발표, 북 방송 무인기와 동일

무인기 항속거리, 180㎞~300여㎞로 분석

【서울=뉴시스】김훈기 기자 = 북한의 무인항공기가 군 시설을 집중적으로 촬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북한 소행임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해 향후 과학적인 조사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방부는 그러나 위장 도색이나 항속거리 등을 볼 때 북한에서 발진한 것이 유력하다며 미국의 무인기 전문가 등을 포함한 민간 조사팀을 꾸려 북한의 소행을 밝혀낼 결정적 증거(스모킹 건)를 찾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11일 '북한(추정) 소형 무인기 합동조사 중간발표'에서 지난달 24일 파주와 31일 백령도, 지난 6일 삼척에서 발견된 소형 무인기에 대해 비행체 특성과 탑재장비에 대한 합동조사 결과 북한 소행으로 확실시 되는 다수의 정황근거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특히 파주 무인기가 촬영한 193장의 사진과 백령도 무인기의 100여장의 사진을 판독한 결과 다수의 군 시설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파주에서 발견된 소형 무인기는 1번 국도 위를 북→남→북 방향으로, 백령도에서 발견된 소형 무인기는 소청도→대청도 방향으로 비행하면서 다수의 군사시설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또 연료통 크기와 엔진 배기량, 촬영된 사진을 감안할 경우 항속거리가 최저 180여㎞에서 최고 300여㎞ 정도로 분석됐다. 당시 기상조건과 왕복거리 등을 고려해 볼 때 중국이나 일본 등 주변국에서 발진했을 가능성은 없다는 게 국방부의 판단이다.

국방부는 무인기의 위장도색 색상과 패턴도 북한 소행이라는 증거라고 밝혔다. 지난 2012년 4월15일 김일성 생일 사열식 방송과 2013년 3월25일 김정은의 1501군부대 방문 보도사진에서 공개된 것과 이번 무인기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방송에 공개된 북한의 무인공격기는 크기가 5.6×5.8m였다. 파주와 삼척에 추락한 무인기는 1.93×1.22m, 백령도 추락 무인기는 이보다 큰 2.46×1.83m였다.

국내 민간에서 운용하고 있는 소형 무인기와 우리 軍이 도입해 운영 중인 무인항공기(UAV) 형태와 다르다는 점도 북한 소행의 근거로 제시했다. 제작방식이나 제원·도색·세부 운영체제 등도 다른 형태라고 한다.

국방부는 "국내 민간에서 파주와 백령도 소형 무인기와 같은 고가의 금형 틀을 사용하거나 전자회로 기판을 나무 패널(파주 추락 무인기)에 부착하는 방식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무인기를 이륙시키는 데는 발사대와 추가 장비가 필요함에도 파주나 백령도, 대청·소청도에서 이를 목격한 사람은 물론 신고자가 없었다는 것도 증거로 내놨다.

무인기의 지문감식 의뢰결과도 마찬가지다. 파주와 백령도 소형 무인기에서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지문이 각각 6점이 발견됐다.

국방부는 "이러한 정황근거를 볼 때 북한의 소행이 확실시 되지만 보다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적 조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방부는 과학적 조사를 위한 전담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무인기 조사에서 우리나라와 미국·일본·중국·체코 등 여러 나라의 부품이 사용된 것이 확인된 만큼 보다 정밀하고 다각적인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관련부처와 협의해 국방과학연구소 UAV 사업단장을 팀장으로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과학조사전담팀을 꾸려 중앙합동정보조사팀과 함께 추가로 분석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전담팀은 촬영된 사진과 CPU의 내장 데이터 분석, 비행경로 검증 등의 기술 분석을 통해 소형 무인기의 발진지점을 포함해 추가적인 증거를 밝혀내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국방부는 한미간 정보공유와 소형 무인기 부품과 관계된 국가들과도 협조해 집중 분석 작업을 벌여 최종 합동조사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의 소행으로 확실시 되는 소형 무인기를 새로운 군사적 위협으로 인식해 지역별 작전환경에 맞는 탐지·식별·타격체계 등을 마련하겠다"며 "현존 전력과 민관군 통합방위체제를 최대한 활용해 방공작전태세를 보강하고 소형 무인기 위협평가를 토대로 단계적으로 전력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전담팀의 조사결과 북한의 소행으로 최종 판명될 경우 우리 영공을 침범한 중대한 도발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bo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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