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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독일제 레이저포 도입 검토… 레이더는 이스라엘제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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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靑 상공 무인기 어떻게 막나

당장은 국산 복합대공화기 배치키로

한국일보

북한제 추정 소형 무인항공기에 뚫린 청와대 상공을 철통 방어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2010년 연평도 피격을 계기로 시작된 수도권 방공망 구축 작업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합동참모본부가 북한 무인기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어떤 성능의 무기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판단하려고 소요(所要) 식별에 착수했다"며 "합참과 방위사업청 등 관계 기관 소속 전문가 8명이 무인기를 격추한 경험이 있는 가자지구 인근 이스라엘 군 부대를 찾아 관련 장비의 성능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등 서울 도심 중요 시설을 위협하는 북한 소형 무인기 요격을 위해 군이 가장 비중 있게 검토하는 수단은 레이저 무기다. 낙탄이나 파편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용화 단계에 가장 근접한 기종은 독일 라인메탈사가 개발한 '스카이가드'다. 이미 자국 주요 시설 주변에 배치된 이 무기는 전력이 각각 30㎾, 20㎾인 두 개의 레이저포로 목표물 하나를 집중 타격하는 방식이다. 파괴력은 1㎞ 떨어진 15㎜ 두께의 철판을 뚫을 정도다. 지난해 초 1.6㎞ 밖에 있는 소형 무인기 2대를 격추하는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 해군이 함정에 장착해 시험 중인 'LaWS'와 미 육군과 이스라엘이 1996~2000년 공동 개발한 'THEL'도 일부 유용성이 입증된 모델이지만 아직 미사일과 포탄 요격 능력을 갖추지 못했거나(LaWS) 기동성ㆍ비용 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THEL)는 게 한계다.

개발 중인 국산 레이저포를 배치할 가능성도 있다. 백홍열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에서 "독자 개발을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며 생각을 묻는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공감한다"면서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1년 내에는 힘들다"고 밝혔다. 현재 군은 ADD를 중심으로 고(高)에너지 레이저 무기를 개발 중이지만 당장 전력화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군은 우선 국산 대공포 '비호'와 단거리 대공 미사일 '신궁'을 결합한 복합대공화기를 청와대 주변에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곧 시스템 개발이 가능하다"며 GPS교란 장치를 언급했다.

무인기를 탐지할 저고도 레이더로는 이스라엘 라다사가 개발한 'RPS-42'가 유력하다. 고정 안테나에서 강력한 전파를 쏴 목표물을 탐지하는 이 레이더는 100m 이하 초저고도로 접근하는 1~2m 크기의 비행체까지 포착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은 9억원 안팎이다. 군 관계자는 "소형 무인기 탐지용 레이더 긴급 구매를 위해 다른 전력사업 예산을 이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연내 계약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이 참에 연평도 포격 이후 3년 넘게 예산 등 문제 로 답보 상태였던 북한 장사정포 대비 방어체계(C-RAM)를 구축한다면 소형 무인기뿐 아니라 북한의 로켓탄과 야포탄, 박격포탄까지 막는 다용도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고가 무기 수입을 결정하기에 앞서 우리가 보유한 레이더 기술 검토부터 실시해 전술적 효율성을 따져 봐야 한다"(한기호 새누리당 의원)는 신중론도 나온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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