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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취재파일] 세계는 무인무기 전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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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정찰 차량에서 무인 구축함까지…무인 무기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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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 당국이 현존 최고의 무인 정찰기라는 평가를 받는 글로벌 호크를 4대 도입한다고 발표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북한의 소형 무인 정찰기들이 우리 땅에 추락했습니다. 갑자기 무인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은밀히 적진을 염탐하고, 들켜서 격추 당해도 아군 희생이 없다는 점이 바로 무인기의 장점이지요. 이렇게 좋은 장점이 있는 무인 기술을 군사 강국들이 비행체에만 적용했겠습니까. 전쟁터에 사용되는 모든 ‘탈것’이 무인화되고 있고 상당수가 실전 배치됐습니다.

이미 탈레반과의 전쟁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린 미군의 드론과 견마(犬馬) 로봇같은 킬러 로봇은 빼고 탈것만 놓고 보겠습니다. 가장 최근 들어온 소식으로는 미 해군이 구축함을 상당 수준 무인화해 선보였습니다. 앞서 이스라엘은 경량 보트를 무인화해서 해상 경비에 투입했습니다. 미 해병대는 무인 정찰차량을 개발해 시험 운행을 마쳤습니다. 무거운 장비를 옮기는 무인 수송 차량도 개발됐습니다. 전쟁터에서 군인 구경하기 힘들어지는 시절도 올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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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함정의 무인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등 미국 언론들은 최근 미 해군의 첫 ‘드론 구축함’이라며 USS 줌왈트(Zumwalt)급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줌왈트는 미 해군의 차세대 스텔스 구축함으로 알려졌었지요. 적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구축함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무인 구축함이란 수식도 새로 생겼습니다. 완전한 무인 구축함은 아니지만 레이시온사가 개발한 컴퓨터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구축함의 각종 기능이 구현되기 때문입니다. 승조원도 1만5천톤급이면 300명 이상이 필요한데 줌왈트는 150명에 불과합니다. 급하면 40명으로도 작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길이 185m의 대형 구축함을 말이죠. 미 해군은 이런 배를 32척 건조할 계획입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한척 건조하는데 5조원 넘게 듭니다. 예산 문제 때문에 32척 건조 계획이 좀 축소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포스트은 지난 2월 이스라엘 우주항공 산업이 공개했다는 최신 무인 전투 보트를 소개했습니다. 제원은 안밝혔지만 날렵한 쾌속 보트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다만 해군 장병이 탑승하지 않고 조종 센터에서 원격 조종하는 방식입니다. 임무는 천연 가스 채굴지역 순찰입니다. 이스라엘의 지중해쪽 배타적 경제수역에는 풍부한 천연가스가 묻혀있는데 이 지역을 지키는 것이 이 보트의 임무입니다. 이스라엘은 현재도 천연가스 광구에 무인 보트를 보내 순찰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도 일찍이 무인 보트를 개발해 실전 배치했습니다. 배가 작다 보니 관련 기술은 이미 익을대로 익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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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상 탈것의 무인화

미군의 차량 무인화 속도도 눈 부십니다. 군사 전문지 밀리터리 타임스가 지난 2월 미 해병대가 새로운 무인 지상 정찰 차량을 실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적지를 정찰하는 임무의 차량입니다. 정식 명칭은 MDARS(Mobile Detection Assessment Response System)입니다. 지난 1월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 미 해병대 기지에서 스스로 적을 탐지해 해병대원들에게 통보하고 자동으로 방향을 탐지해 이동하는 등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적이 숨어있을 것으로 보이는 지역을 레이더와 카메라로 감지해 진입한 뒤 적외선으로 적을 찾아내는 방식입니다. 적 사살은 스스로 하지 않습니다. 적 은신처로 추정되는 곳에 사람이 있다고 해서 모두 무장 군인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최종 사격 판단은 인간이 합니다. MDARS는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될 예정입니다.

전쟁터에서는 정찰 뿐 아니라 수송 작전도 위험합니다. 험난한 지형의 적진을 뚫고 장비를 옮기는 작전은 수송병들의 목숨을 담보로 진행됩니다. 그래서 미 육군은 무인 수송 차량을 개발했습니다. 지난 1월 텍사스 포트 후드에서 공개됐는데요. 록히드 마틴이 만든 모델로 공식 명칭은 AMAS(Autonomous Mobility Applique System)입니다. 이 차량은 스스로 위험을 감지하면서 행인, 다른 차량, 교차로 등을 안전하게 통과했습니다. 이런 무인 차량들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같은 전장에서 자살 폭탄 테러에 희생되는 미군의 희생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미군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우리 군에는 위에 열거된 무인 탈것들이 없습니다. 다행인 것은 북한도 없습니다. 전술적으로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무인 비행체만큼은 열심히 만들고 실전에서 톡톡히 써 먹고 있습니다. 북한의 무인기 기술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무인 비행체 경쟁에선 북한이 앞서 가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김태훈 기자 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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