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북한 무인기… 내 집같이 넘나들었다

삼척서 약초 캐던 주민이 작년 10월 발견 뒤늦게 신고… 파주機와 동일 기종

7일 전군주요지휘관 회의

북한제로 추정되는 소형 무인항공기가 강원 삼척 야산에서도 발견됐다. 이 무인기는 경기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항공기와 동일한 기종으로 드러나 방공망이 무방비로 뚫린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방부는 6일 "강원도 삼척시 하장면 청옥산 줄기의 한 야산(고도 1,040m) 중턱 940m 지점에서 추락한 무인기 1대를 발견했으며, 이는 지난달 24일 경기 파주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 기종"이라고 밝혔다. 발견 지점은 비무장지대(DMZ)에서 직선거리로 130여㎞ 떨어진 곳이다.

국방부의 초기 분석 결과 이 무인기의 정찰ㆍ비행장치에 486급 컴퓨터의 부속품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카메라가 부착된 내부 동체에서 '35'라는 숫자도 확인했다.

국방부는 3일 약초 채취업을 하는 주민 이모(53)씨의 신고를 받고 이날 수색대를 현장에 급파해 칡넝쿨과 눈에 파묻힌 무인기를 발견했다. 이씨는 "작년 10월4일 약초를 캐려고 강원도 정선 쪽 산으로 올라갔다가 최근 파주에서 발견한 것과 유사한 무인기를 목격했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가 현장에서 발견한 무인기는 하늘색 바탕에다 동체 길이는 1.22m, 날개폭 1.93m, 중량 15kg으로 실제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제원이 거의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무인기 하단에 카메라를 장착했던 흔적을 확인했지만 카메라는 발견하지 못했다. 신고자 이씨는 무인기를 발견한 당일 일본제 캐논 카메라를 주웠으나 폐기했고, 카메라에 내장된 저장용 메모리칩은 원래 영상을 지우고 개인적으로 재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무인기에 탑재된 카메라 메모리칩에 삼척 해안가 '광동호'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들어있었다는 신고자 등의 진술에 따라 이씨로부터 회수한 메모리칩에서 삭제된 영상의 복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방부는 잇따라 발견된 소형 무인기를 북한의 위협적 도발로 판단하고 7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개최해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그 동안 북한제 소형 무인기가 발견된 파주와 백령도 및 삼척 이외에도 북한 무인기가 추가로 침투했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7일부터 전 부대에 동시 수색정찰을 실시하기로 했다.

합참은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 소형 무인기가 북한 소행으로 최종 확인되면 영공침범에 대한 법적 조치를 포함한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가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기와 같은 기종인데도 불구하고 지난 해 10월에 이미 추락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취약한 방공망에 대한 논란도 가열될 전망이다.

한편 북한은 5일 무인기 관련, 첫 반응을 내놨다. 북한 전략군 대변인은 이날 자신들과의 관련성은 밝히지 않은 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한 정부의 체면이 더 구겨졌다"고 주장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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