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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무인기 핵심 '자이로센서'는 북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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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스커드 미사일에 사용

금수 품목 … 자체 개발한 듯

국내 미등록 지문 6개 검출

군 "북 정찰총국이 보냈을것"

중앙일보

북한 무인기 핵심 부품들 파주 무인기 ① 에서 발견된 핵심 부품들. 왼쪽부터 리튬이온배터리 ②, 비행제어컴퓨터(FCC·Flight Control Computer) ③, 자이로센서 ④ 리튬이온배터리 뒷면에는 ‘기용날자’ ‘사용중지날자’(빨간 선 안)가 적혀 있다. 북한에서는 ‘날짜’를 ‘날자’로 표기한다. 가운데 FCC는 위치정보를 입력해 원격으로 무인기를 제어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해당 부품은 내부에서는 구할 수 없다. 오른쪽 자이로센서는 북한이 일본제 부품을 기판에 붙여 응용 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도 파주시 봉일천 들판에 지난달 24일 추락한 무인항공기에서 북한이 자체 개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도 무기용 부품이 발견됐다. 기체 분석에 참여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무인기를 분해한 결과 기체 내부에서 북한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자이로센서(gyrosensor)가 나왔다. 자이로센서는 기체가 비행할 때 균형을 조절해주는 장치다. 미사일·무인기 등 자동으로 목표물에 닿도록 설계된 유도 무기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다.

기체 분석에 참여한 한 인사는 3일 “무기 수입이 금지돼 있는 북한이 자이로센서를 자체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인기 제작에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미국산 자이로센서와 달리 일본산 부품을 사용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북한은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이란·이라크 등과 함께 무기는 물론 무기 개발에 쓰이는 부품 수출입이 금지돼 있다. 자이로센서가 장착되는 북한의 유도 무기는 스커드B 미사일, 노동 미사일, 대포동 미사일, 무인기 ‘방현’ 등이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출신의 한 무기 전문가는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기에서 발견된 자이로센서는 북한이 이를 자체 개발해 각종 무기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천안함 공격에 사용된 어뢰에도 자체 개발한 자이로센서가 장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군은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과 최근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을 주도한 북한 정찰총국이 무인기를 보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일반 정규군은 정보 수집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정찰총국이 파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찰총국은 과거 당(작전부, 35호실)과 인민무력부(정찰국)가 따로 운영하던 대남 공작기구를 확대 개편한 곳이다. 북한에서 고위직을 지낸 한 탈북자는 “무인기는 특수기관인 정찰총국이 직접 관장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기용 날자 2013.06.25’ ‘사용중지 날자 2014.06.25’ 등 북한식 표기가 적힌 배터리 사진을 공개했다(본지 4월 2일자 1면).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에 대해 “무인기가 찍은 서울 영상이 북한으로 송신됐을 가능성은 없다” 고 말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무인기에는 카메라와 연결되는 영상 전송용 송신장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체 분해를 했던 한 관계자는 “꼬리 날개 내부에 영상 송신장치가 있었고 카메라와 연결할 수 있는 케이블 2개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에서 정체 불명의 지문 6개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군과 경찰은 북한인 지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확인 중이다.

정강현·정용수·장혁진 기자

정강현.정용수.장혁진 기자 foneo@joongang.co.kr

▶정강현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fon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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