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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저출생과 전쟁'... 경북도, 결혼정보회사로 기꺼이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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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에서 완전돌봄, 양성평등까지
6대 분야 100대 과제 실행계획 발표
1조2,000억 원 예산 연차적 투입
2070년 합계출산율 2.0대 회복 목표
"저출생은 핵폭탄·전쟁보다 무서운 것
정주형 사회·개방국가 대전환 필요"
한국일보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3일 경북도청에서 '저출생과 전쟁 필승 실행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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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과 전쟁'을 선포한 경북도가 청춘남녀의 만남에서 결혼 출산 주거 돌봄까지 전주기 저출생 대책을 추진하는 한편 본격적인 이민정책 수립과 실천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3일 경북도청에서 2070년 합계출산율 2.0대 회복을 목표로 한 6대분야 100대 과제를 골자로 하는 ‘저출생과 전쟁 필승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30년 합계출산율 1.0, 2040년 OECD평균인 1.5, 2070년대는 인구 유지가 가능한 2.0대로 회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지사는 이날 “저출생은 핵폭탄 전쟁보다 무서운 것”이라며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기회조차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극복방안으로 국가구조의 개혁과 의식의 대전환 필요성을 제적하고 △유목민 사회에서 정주형 사회로 패러다임의 전환 △꼭 필요한 교육을 받고 일찍 사회에 진출해 당당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교육개혁 추진 △이민자를 성장의 에너지로 삼는 개방국가 건설 △출산 양육 교육에 대한 국가책임 등을 제시했다.

저출생 극복 핵심 과제는 청춘남녀의 만남에서 결혼, 출산, 주거, 돌봄까지 전 주기 대책을 개인에게만 맡기지 않고 지자체와 정부가 나선다는 게 핵심이다.

저출생과 전쟁 필승 실행계획은 △만남주선 △행복출산 △완전돌봄 △안심주거 △일생활균형 △양성평등 6대 분야에 다자녀가정 공무원 특별우대 등 100대 과제를 담았다. 100대 과제 사업에 1조2,000억 원의 예산을 단계적으로 투입키로 했다.

만남주선 분야에선 △미혼남녀 커플 국제 유람선 여행 △자연스러운 만남을 위한 청춘동아리, 여름휴가 및 크리스마스 시즌 공식 만남 주선 프로그램인 솔로 마을 사업 △취향 선택형 청춘동아리 운영 등 경북도가 '결혼정보회사'로 나설 것임을 밝혔다.

행복출산 분야는 △임신 사전건강관리 지원 △신생아집중치료센터 개설 △거점형 공공산후조리원 확대 △남성 난임시술 상담지원 확대와 함께 △출산축하박스 △산모 건강회복 미역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초보 엄마아빠 북돋움 책선물 등의 축하선물을 제공한다.

완전돌봄은 이번 계획의 핵심으로, △우리동네 돌봄마을 등 돌봄친화공동체 형성 △24시 아이 긴급돌봄 센터 등 안심되고 안전한 돌봄 체계 구축 △농촌형 보육서비스, 대학생아이돌보미 활용, 임양아동 및 위기 임산부 보호지원체계 구축 등 촘촘하고 틈새 없는 돌봄 △돌봄도서관 구축 등 돌봄과 문화를 연계한 고품격 돌봄 △21세게 공동체 돌봄모델 등 (가칭)우리동네 돌봄마을 조성 △돌봄융합특구 지정ㆍ운영 △돌봄융합특구와 민관협력형 노후산단 재생사업과 연계한 산단특화 돌봄통합 교육센터 건립 등을 추진한다.

안심주거정책으로 △신혼부부 다자녀가정 등 수요 기반 안심주거 정책 △돌봄친화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일ㆍ생활 균형 과제로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임금 보전 △소상공인 육아휴직 대체인력 지원 △아빠 출산휴가 한 달 모델 도입 등을 제시했다.

양성평등 과제로 △함께 돌봄 아빠교실 브랜드화 △아동친화음식점 확산 △다자녀가정 예우ㆍ지원책 등을 수립했다. 특히 다자녀가정에 대해서는 농산물 관광 교통 등 패키지할인을 제공하고, 관광지 등에서 우선 입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다자녀 공무원 특별 실적가산점, 다자녀가정 공무원 특별승진, 고졸 가산점 부여 제도 등을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경북도는 이 같은 실행과제 추진을 위해 돌봄 융합 특구 경북 지정과 돌봄 사업 권한 이양, 예산 대폭 투입 등을 요청키로 했다. 저출생 극복 특별법, 육아기 근로자 단축근무 의무화 등 규제개선과 법ㆍ제도 마련을 제22대 국회에 건의하고 인식과 문화개선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또 적극적인 이민정책으로 대한민국을 아시아의 이주 허브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이철우 지사는 "저출생 극복을 위해서는 수도권으로 이동을 꿈꾸는 유목민 사회가 아니라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자라고 취직하고 가정을 이뤄 공동체와 더불어 사는 정주형 사회로 틀을 고쳐야 한다"며 "경북도는 이전까지 정부 대책과 달리 현장의 목소리에 기반해서 기존 정책을 연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녹여넣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또 “전 세계가 코리아를 동경하는 이때 우수한 세계인들의 재능과 자원을 불러들여 성장의 에너지로 삼는 ‘개방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3일 경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경북도 실국들이 단상에 선 가운데 저출생과 전쟁 필승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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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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