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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살 빼려면 '제로' 먹어라?…품목별 비교해보니[뉴스설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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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다이어트할 때 제로 섭취 효과는?

제로 소주·맥주, 일반상품과 열량·당류차 少

제로음료는 이름값 톡톡…각설탕 11개 덜 섭취

제로디저트류는 당류 0이지만 칼로리 유의해야

편집자주'설참'. 자세한 내용은 설명을 참고해달라는 의미를 가진 신조어다. [뉴스설참]에서는 뉴스 속 팩트 체크가 필요한 부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콕 짚어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제로'(Zero·0) 식품은 과연 건강할까. '헬시플레저'(건강+즐거움)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열량과 당류를 낮춘 제로 열풍이 음료류와 간식류, 주류에까지 불고 있지만, 제로 식품이 일반 식품과 열량·당류가 크게 차이 나지 않은 경우가 있어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실제로 비교해보니 주류의 경우 알코올 도수를 고려하면 열량·당류 차이가 크지 않은 반면, 음료는 제로 상품과 일반 상품이 확연한 차이를 보여 '제로 값'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저트류의 경우 당류는 적지만 칼로리가 높아 체중 감량시 오히려 유의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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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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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설탕·당류 '제로'를 내세워 출시된 롯데웰푸드의 제로 디저트 시리즈와 일반 상품을 비교한 결과, 제로 식품을 먹었을 때 당류 섭취는 줄일 수 있지만 체중 감량 시 열량 면에서 크게 도움을 얻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의 제로 디저트 시리즈는 칼로리가 적다고 광고하진 않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제로'라는 단어가 포함된 제품명을 접했을 때 저열량 식품이라고 오해하기 쉽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만 20~69세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명 중 1명(53.3%) 이상이 '제로라고 표시된 식품은 대부분 제로 칼로리 식품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제로 시리즈 중 하나인 제로 쿠앤크 샌드(총 내용량 96g)는 당류가 0g인 대신 당알콜(대체감미료)이 31g 함유돼있고, 열량은 445㎉였다. 롯데웰푸드의 롯샌(롯데샌드·총 내용량 105g) 파인애플맛과 찰옥수수맛의 경우 열량이 550㎉였는데, 제로 쿠앤크 샌드가 총 내용량이 9g 적은 것을 고려하면 열량 차이가 크지 않다. 함유 지방 역시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지방 역시 제로 쿠앤크 샌드에는 24g, 롯샌에는 28g 함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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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웰푸드의 디저트 제품들. 왼쪽은 맨위부터 제로 쿠앤크 샌드, 롯샌 파인애플, 롯샌 찰옥수수 순. 오른쪽은 맨위부터 제로마일드 초콜릿, 가나 마일드 초콜릿 순. 사진=박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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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나트륨은 제로 쿠앤크 샌드에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로 쿠앤크 샌드는 나트륨 390㎎을 포함하고 있는데, 롯샌 파인애플과 찰옥수수는 각각 340㎎, 320㎎을 함유하고 있다.

제로 초콜릿 역시 마찬가지였다. 또 다른 제로 시리즈 중 하나인 제로 마일드 초콜릿과 일반 상품인 가나 마일드 초콜릿의 10g당 열량을 비교하면 각각 51㎉, 55㎉로 큰 차이가 없다. 10g당 포화지방 역시 제로 마일드 초콜릿은 2.6g, 가나 마일드 초콜릿은 2.1g으로 제로 마일드 초콜릿이 더 많은 포화지방을 함유하고 있었다. 다만 당류 38g을 포함한 가나 마일드 초콜릿에 비해 제로 마일드 초콜릿은 당류 0g, 당알콜 20g으로 설탕이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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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소주와 맥주 역시 '제로' 표기가 마케팅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제로 슈거(무설탕) 소주에 당류가 없는 것은 맞지만 원래 일반 소주도 당류가 100㎖당 평균 0.12g으로 낮아 제로 슈거 소주로 표시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시중에 출시되는 희석식 소주는 제조 과정에서 설탕을 대신해 과당이나 감미료를 일부 첨가하지만, 매우 소량 들어간다. 식품의약안전처의 기준에 따르면 100㎖당 당류가 0.5g 미만이면 무당류 강조 표시를 할 수 있다. 열량 역시 알코올 도수를 고려하면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제로 슈거 소주 열량은 일반 소주와 비교해 100㎖당 최소 2.60㎉에서 최대 14.70㎉ 낮았다.

제품별로 보면 하이트진로의 제로슈거 소주인 '진로'와 '참이슬 후레쉬' 당류는 각각 불검출, 0.12g이었다. 열량도 각각 88.49㎉, 91.66㎉로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롯데칠성음료의 제로슈거 소주인 '처음처럼 새로'와 '처음처럼'의 당류는 각각 불검출, 0.06g이었다. 열량은 각각 88.78㎉, 91.38㎉이었다.

이는 제로 주류가 일상 상품보다 칼로리가 낮을 것이란 소비자 기대와 배치된다. 소비자원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8.4%는 제로슈거 소주가 일반 상품 대비 칼로리가 상당히 낮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건강한 음주 자체가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지만 술을 마셔야 한다면 비교적 건강을 덜 해치는 제로 주류를 택하고 싶은 소비자의 당연한 심리를 저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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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음료류에선 '제로' 효과가 있었다. 일반 상품과 비교해 열량·당류가 현격히 낮아 제로 음료를 선택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 될 수 있는 것이다. 소비자원이 시중에 판매되는 20개 제로 제품을 일반 음료와 비교한 결과 펩시, 코카콜라 등에서 판매하는 15개 제로 제품은 모두 당류와 열량이 0으로 나타났다.

당류와 열량이 있는 ▲밀키스제로(100㎖당 당류 0.4g, 열량 3.20㎉) ▲몬스터에너지 제로슈거(100㎖당 당류 0g, 열량 4.51㎉) ▲진로토닉워터 제로(100㎖당 0.67g 3.33) ▲이프로부족할때 아쿠아제로(100㎖당 당류 0.2g, 2.00㎉) ▲파워에이드(100㎖당 당류 0g, 0.67㎉) 등 5개 제품도 식약처의 식품 표시 기준을 준수했다.

제로 음료는 일반 음료와 비교해 열량은 100㎖당 평균 39.83㎉, 당류는 9.89g 각각 낮았다. 일반적으로 음료 한 캔 용량이 355㎖인 것을 고려하면 평균적으로 열량 141㎉를 덜 섭취할 수 있는 셈이다. 당류 역시 각설탕(3g) 11.6개분 섭취를 줄일 수 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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