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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국방과 무기

일본, 호주 함정 공동개발 참여 검토… 무기 수출길 넓히고 한국과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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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호주 신형 함정 개발 한국과 경쟁
무기 수출 엄격히 제한해 온 일본인데
무기 수출 원칙 계속 개정하며 확대
한국일보

일본 해상자위대의 '모가미'형 호위함.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7일 일본이 호주 정부가 계획 중인 신형 함정 공동 개발에 참여해 모가미형 호위함을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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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호주 정부의 신형 함정 공동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7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한국을 비롯해 세 나라와 수주 경쟁을 벌여야 하는데, 성공할 경우 호주에 해상자위대 호위함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그동안 평화헌법 정신에 기초해 무기 판매를 자제해 왔지만, 지난해 말 이후 규칙을 대폭 완화하며 적극적으로 무기 수출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이미 제조업체와 비공식 협의 들어간 일본 정부


보도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이르면 올해 안에 신형 함정에 필요한 성능을 공개하고 각국에 공동 개발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 정부는 지난 2월 신형 함정 11척을 해군에 도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국과 일본, 스페인, 독일 등 4개국 함정을 관심 기종으로 선정했다.

일본 방위성은 해상자위대 호위함을 제조하는 미쓰비시중공업 등과 이미 비공식 협의를 시작했다. 호주 정부의 대응을 고려해 검토 작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방위성은 2022년 처음 취역한 신형 '모가미'형 호위함에 호주 정부가 요구할 장비와 기능 등을 추가해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모가미형 호위함은 관리 체계를 집중화해 운용 인원이 기존 절반 수준인 약 90명이며, 이전 호위함에는 없던 기뢰 제거 능력도 갖췄다. 적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도 향상시켰고, 수심이 얕은 해역에서도 활동 가능하게 했다. 요미우리는 "방위성은 '호주 정부가 중시하는 뛰어난 범용성에 부합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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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왼쪽) 일본 총리가 2022년 11월 6일 가나가와현 사가미만에 들어온 미국 핵추진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방문해 전투기 조종석에 탑승하고 있다. 가나가와=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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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호주 정부와 신형 함정을 공동개발할 경우 중국에 대한 억지력 강화는 물론, 방위산업을 키울 기회로 보고 있다. 요미우리는 "중국 군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가운데 일본과 호주가 유사한 함정을 운용하면 억지력을 높일 수 있다"며 "일본 방위산업에 대한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짚었다.

아베 정권 때부터 무기 수출 점차 확대


일본은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무기 수출을 엄격히 제한했지만, 무기 수출·판매가 가능한 나라가 되고자 아베 신조 정권 때부터 치밀하게 준비해 왔다. 아베 정권 시절인 2014년 '방위 장비 이전 3원칙'을 제정해 일부 수출이 가능하게 했다. 기시다 후미오 정권은 지난해 12월 방위 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지침을 개정해, 자국에서 생산한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을 미국에 수출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가 공동 개발 형태로 호위함을 수출하려는 것도 방위 장비 이전 3원칙 때문에 가능하다. 방위 장비 3원칙에 따르면 일본은 원칙상 외국과 함께 개발한 방위 장비를 공동 개발국에 수출할 수 있다. 기시다 정권은 지난 3월 이를 다시 개정해 영국, 이탈리아와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전투기를 제3국에 수출하는 방안도 허용하며 무기 수출길을 노골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한국 등 경쟁국의 동향과 제안 내용을 주시하며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한국과 스페인은 호주와 방위 장비 개발 등에서 협력한 실적이 있는 반면, 일본은 2016년 호주의 차기 잠수함 공동 개발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바 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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