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월(신고일 기준) 전국 5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건수는 총 60건(계약취소 제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건)의 2배를 기록했다. 이 중 9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도 같은 기간 1건에서 8건으로 늘었다.
올해 1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과 성동구 성수동, 강남구 삼성동 등에서 4건이 성사된 데 이어 2월에는 한남동 한남더힐과 나인원한남 등에서 모두 3건이 95억5000만~99억5000만원에 계약됐다.
3월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7차 아파트(전용면적 245㎡)가 115억원(10층)에 거래됐고, 지난달에는 한남동 나인원한남(전용면적 244㎡)이 120억원(4층)에 손바뀜했다. 나인원한남 단지는 트로트 가수 장윤정 부부가 매각한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추정한다. 이들 부부는 2021년 50억원에 분양받은 이 아파트를 처분해 70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 전용면적은 187.1㎡, 평균가격은 67억4000만원. 올해 거래된 50억원 이상 아파트 60건을 분석한 결과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청담·삼성·도곡동이 34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서초구 서초·반포동(13건), 용산구 한남·이촌동(7건), 성동구 성수동 1가(6건) 등 순이었다. 특히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만 23건의 거래가 몰렸다. 이처럼 거래 물량은 대부분 한강 변 대형 면적 아파트로, 한강 조망이 주거 시장에서 확실한 프리미엄으로 작용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50억 넘는 고가 아파트 거래가 활발한 것은 수요층이 고금리나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마디로 부동산 시장에도 부와 지위를 과시하는 ‘베블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부동산 시장의 수요층을 세분화해보면 (현금자산이 풍부한) 고소득 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초고가 주택 수요층이 철저하게 분리돼 있다”며 “고금리 등 경제 상황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일종의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부동산 시장 전반이 살아날 것으로 예상한 고액자산가들이 선제적으로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도 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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