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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중국산 흑연에 눈감아준 미국…한국 전기차·배터리 업계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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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현대자동차가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를 계기로 북미 시장에서 수소전기 트럭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사진은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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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기차·배터리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보조금 걱정을 덜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흑연이 들어간 전기차에도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 4일(현지시간) “(전기차용) 흑연을 원산지 추적이 불가능한 소재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외국 우려 기업(FEOC)에서 흑연을 조달해도 2026년 말까지는 최대 7500달러(약 1019만원)에 달하는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중국산 고순도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다.

미 재무부는 “천연흑연뿐만 아니라 합성흑연을 전기차에 사용할 경우 공급망을 추적해 원산지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며 이번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미 백악관은 “성장한 전기차 시장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는 지난해 12월 IRA 세부 규정을 통해 중국 기업 대부분을 외국 우려 기업으로 지정했다. 이에 중국산 흑연으로 만든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미국 시장에 조 단위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 자동차 및 배터리 기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이어졌다. 전기차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보조금 혜택까지 줄면 시장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전기차와 배터리 기업 사이에선 미 정부의 결정이 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세계 흑연 채굴량 130만t 가운데 중국 채굴량의 비중이 65%(85만t)로 높기 때문이다. 중국산 흑연 없이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음극재를 생산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산업통산자원부는 이번 결정에 한국 기업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4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한·미 간 공고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산업과 통상 간 유기적인 협조 속에 민관이 원팀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한 성과”라며 “한국 기업 입장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보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중국산 흑연을 대체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며 이번 결정을 반겼다. 배터리 업계는 중국산 흑연을 대체할 수 있는 공급처 다변화에 나섰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흑연을 포함해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 공급처를 호주와 미국, 아프리카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연흑연을 인조흑연으로 대체하는 한편 차세대 실리콘 음극재도 개발하고 있다. 천연흑연 음극재는 가격이 저렴하고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조흑연으로 배터리 음극재를 만들면 천연흑연 대비 배터리 수명이 길어지고 고속 충전에 유리하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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