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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낙화 지옥' 오명에…"하루 7000명만" 함안낙화놀이 달라진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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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해 5월 27일 경남 함안군 함안면 무진정에서 열린 '함안 낙화놀이'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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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최악의 교통체증 등으로 ‘낙화지옥’이란 오명이 붙었던 ‘함안낙화놀이’가 올해는 예약제로 인원수를 제한해 열린다.

5일 경남 함안군 등에 따르면 오는 14일과 15일 오후 7시에 열리는 낙화놀이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하루 7000명씩 총 1만4000명의 예약을 받아 진행된다. 지난 4월까지 2차례 인터넷으로 예약은 완료된 상태다. 예약자들은 행사장 인근에 지정된 임시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셔틀버스로 당일 오후 3시부터 행사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것이 함안군측 설명이다.

인구 6만1000여 명인 경남 함안군에서 지난해 5월 27일 열린 ‘낙화놀이’에는 관광객 5만~6만여 명(경찰·소방서 추산)이 몰려 교통 혼잡과 통신 마비 사태가 빚어졌다. 함안을 찾은 전국 각지 관광객은 “최악의 축제” “낙화 지옥”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함안군은 올해 다양한 안전사고 예방 대책을 세웠다. 우선 행사장에는 손목에 밴드를 착용한 예약자만 접근이 가능하게 통제한다. 또 행사 관람객 임시 주차장도 지난해 2곳에서 올해 11곳으로 늘렸다. 지난해 주차장이 부족해 자동차가 행사장 인근 갓길이나 차로까지 빽빽하게 들어서 교통 혼잡과 안전사고 우려가 생긴 걸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셔틀버스도 기존 6대에서 27대로 늘렸다. 지난해 행사장 인근에 먹거리가 부족해 관람객 불만이 나온 것을 고려해 올해는 푸드트럭도 5대에서 10대로 늘렸다. 판매·체험 부스도 지난해 4곳에서 올해 10곳으로 늘렸다.

함안면 괴산리 입구에 있는 정자 무진정(無盡亭)과 연못 일원에서 올해 31회째 열리는 낙화놀이는 함안면 괴항마을에 전해져 온 전통 놀이다. 역사는 조선 중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전(口傳)으로 전해지길, 조선 선조(1567~1608년) 재위 당시 함안군수로 부임한 정구 선생 때 액운을 없애고 백성의 안녕과 한 해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행사를 열었다고 전해진다. 함안군에서는 몇 번 명맥이 끊기고 이어지며 매년 음력 4월 초파일(석가탄신일)에 열렸는데 2~3년 전부터 ‘조선판 불꽃놀이’, ‘K-불꽃놀이’로 전국에 알려지면서 지난해 폭발적으로 관람객이 늘었다. 2008년 전국 불꽃놀이 중 최초로 무형문화재(경남도 무형문화재 제33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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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함안낙화놀이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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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비가 쏟아져 내리는 함안낙화놀이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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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놀이는 폭죽이 하늘로 수직으로 상승해 ‘펑’하고 터진 뒤 금세 사라지는 서양식 불꽃놀이와는 운치가 차원이 다르다. 숯가루를 한지(韓紙)에 말아 불을 붙인 뒤 불꽃이 연못에 떨어지면서 낙화(落火)를 연출하는데 한번 불이 붙으면 2~3시간가량 ‘불꽃비’가 내리는 장관이 연출된다.

주 무대인 무진정 앞 연못인 이수정(二水亭)에 낙화봉을 설치할 땐, 2000년대 설립된 ‘함안낙화놀이보존회’ 회원들이 흰 저고리와 바지를 입고 나선다. 전통놀이 방식을 재현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직접 뗏목을 타고 연못 위에 설치된 줄에 손수 2000~3000개의 낙화봉을 매단다. 설치에만 3시간은 족히 걸린다. 해가 지는 오후 7시쯤부터 낙화봉 하나하나에 불을 붙이면, K-불꽃놀이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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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회 회원들이 낙화봉에 불을 붙이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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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군 관계자는 “지난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나와 올해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예약제로 행사를 치르게 됐다”며 “2차례 인터넷 사전 예약이 몇 분 만에 마감됐을 정도로 인기가 많아 올해 하반기에 한 차례 더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안=위성욱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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