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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양극화 나타나는 '줍줍' 무순위 청약 시장…"무분별한 청약으로 시장 왜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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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줍줍(줍고 줍는다)’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 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인기 지역에서는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는 반면 비인기 단지는 청약 미달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등 온도차가 극심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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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전경.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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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경쟁률 ‘100대 1 이상’ 무순위 청약 19.9%…‘청약 미달’도 18.6%

3일 한국부동산원과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3월부터 2년간 부동산원 청약홈을 통해 입주자 모집 공고가 이뤄진 무순위 청약은 584건, 공급 세대 수는 총 1만7271호다. KB경영연구소가 이 기간 전국 무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전체 청약자 수 대비 공급 세대수)을 분석한 결과 177대 1로 집계됐다.

무순위 청약은 미계약 또는 미분양 물량으로 나온 잔여 세대에 대해 청약 신청을 받아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당첨자를 선정하는 것을 말한다.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과거 분양 시점의 공급가로 분양돼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장점 등이 있어 인기 지역의 경우 ‘로또 줍줍’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 2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아파트 무순위 청약(3가구 모집)에는 101만3456명의 신청자가 몰려 평균 33만78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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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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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간 무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을 구간별로 살펴보면 ‘100대 1 이상’을 기록한 아파트가 19.9%(1000대 1 이상 11.6%)에 달했다. 반면 아무도 신청하지 않은 ‘청약 미달’ 아파트도 18.6%를 차지했다. KB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무순위 청약 시장에서도 양극화가 발생하고, 미분양 증가로 임의공급과 다회차 모집 단지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무순위 청약의 18.6%가 미달됐는데, 미달된 단지의 절반이 수도권에 위치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내에서도 10회 이상 입주자 모집 공고를 실시한 단지가 나타나기도 했다.

◆“무분별한 무순위 청약으로 시장 왜곡 발생…과열 방지 위한 노력 필요”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무순위 청약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정확한 정보 확인 없이 무턱대고 신청부터 하는 ‘묻지마 청약’도 늘어나는 추세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종훈 KB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묻지마 청약과 같은 무분별한 무순위 청약으로 시장 왜곡이 발생한다”며 “무순위 청약에서도 최소한의 자격 기준을 보완해 과도한 청약 집중에 의한 과열 방지와 청약시장 왜곡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순위 청약 당첨 후 포기하는 사례가 계속되면 불필요한 업무 및 비용이 뒤따르는 만큼 관련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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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설사 모델하우스에 있는 아파트 모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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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순위 청약은 잔여 세대 발생 원인에 따라 크게 ‘무순위 사후접수’, ‘임의공급’, ‘계약 취소 주택 재공급’으로 구분된다. 무순위 사후접수는 기존에 당첨자 및 예비 입주자를 선정했으나 자격 미달 또는 계약 포기 등으로 잔여 세대가 발생한 경우를 말하며, 임의공급은 최초 모집 공고 시 미분양이 된 경우를 의미한다. 계약 취소 주택 재공급은 불법 전매 등 공급 질서 교란 행위로 인해 계약 해제 세대가 발생한 경우를 뜻한다.

계약 취소 주택 재공급으로 무순위 청약이 이뤄질 경우 해당 아파트가 소재하는 지역에 이미 거주해 온 이들만 신청할 수 있는 등 각 방식에 따라 청약 자격 등에서 일부 차이가 존재한다. 정 책임연구원은 “무순위 청약에서도 거주 지역, 특별 공급 대상 여부 등의 지원 자격과 재당첨 제한 등의 차이가 존재한다”며 “잔여 세대 발생 원인별로 세부 특징을 확인하고 청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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