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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식량 원조도 막혔다” 아프리카 수단 내전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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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5월이 찾아왔습니다.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한 날씨가 쭉 이어져 실내에만 머무르기가 너무 고역인 한 주였습니다. 일상을 잘 참아낸 스스로에게 상을 주는 마음으로, 이번 어린이날 연휴 끝내주게 재밌는 계획을 세우셨길 바랍니다.

영원히 붙잡고만 싶은 이런 날씨도 금방 끝난다고 생각하니 너무 서운해집니다. 계절의 흐름은 막을 도리가 없으니, 아쉽지만 잘 보내줘야겠지요. 이번 주도 전 세계에서는 눈이 팽팽 돌아갈 만큼 긴박한 순간들이 이어졌습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이 주의 국제 소식을 일곱 꼭지로 정리했습니다.

조선일보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시 컬럼비아대에서 친팔레스타인 학생 시위대가 점거한 건물에 진압 장비를 착용한 뉴욕경찰이 진입하고 있다. /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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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대학가 ‘反이스라엘’ 시위로 몸살

지난 주 레터 제목이 ‘미 대학가에서 시위가 불붙은 이유’였는데요. 이번 주도 이 뉴스를 안 짚고 넘어갈 수는 없겠습니다. 미국에선 시위가 격화돼 육탄전까지 벌어졌고,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 반이스라엘 시위가 퍼졌습니다. 미국 워싱턴, 뉴욕 특파원이 각각 대학 캠퍼스를 찾아 긴박했던 현장 소식을 담아왔습니다.

뉴욕의 컬럼비아대학교에선 시위대들이 학교 건물을 기습 점거, 농성 시위를 펼쳐 경찰이 사다리차를 동원해 2층 건물로 진입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격화되자 이에 맞불을 놓는 반팔레스타인 시위대도 등장했는데요. 로스앤젤레스 소재 캘리포니아대(UCLA)에서는 반이스라엘, 반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서로 충돌하며 폭력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전쟁에서 본격적인 휴전 논의가 오가는 가운데, 이번 시위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에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르포] 통금·구호·대치·… 美 명문대, 反이스라엘 시위 ‘팽팽한 긴장감’

컬럼비아대 점거했던 시위대 300명 체포, 미 전역 불씨는 남아

美 대학 시위의 중심 컬럼비아大, 베트남 반전·BLM 시위 등 주도

팔 국기에 덮인 美 ‘건국 대통령’… 그 옆엔 대학 연합 텐트 100개

美 대학생들 “이스라엘에 세금 못써” vs “하마스는 테러 집단”

親이스라엘 집회의 반격… “홀로코스트 시절 다시 온 것 같아”

조선일보

지난 3월 16일 아프리카 수단 동부의 홍해 인접 도시 포트수단의 피란민 수용소에서 아이들이 화로에 땅콩을 굽고 있다. 수단은 쿠데타 세력 간 갈등이 터지면서 지난해 4월 발발한 내전으로 주요 기반 시설이 파괴되는 등 위기에 직면했다. 수단 전역에서 1770만명이 극심한 기아에 놓였고, 이 중 500만명은 아사 직전 상태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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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톤즈’ 수단…내전 1년에 500만이 아사 직전

이번에는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두 개의 전쟁’ 때문에 국제 사회에서 외면을 받고 있는 수단 내전 소식 전해드립니다. 지난해 4월 시작된 수단의 준군사 조직인 신속지원군(RSF)과 수단 정부군(SAF) 사이 내전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가 기능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져, 수많은 피란민들이 심각한 식량 위기 상태에 빠져 있다고 합니다.

수단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현지에서 학교를 세워 아이들을 가르쳤던 고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로 한국에도 친숙한 나라입니다. 유엔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수단 전역에서 1700만명이 ‘극심한 기아’ 단계, 500만명이 아사 직전 상태인 ‘비상’ 단계에 있다고 합니다. 김나영 기자가 WFP 동아프리카지역 본부장을 직접 인터뷰해 현지의 생생한 소식을 담았습니다.

아사 직전 500만, 피란민 850만… 잊힌 전쟁, 수단 내전

“곡창지대서 전투… 식량 원조도 막혀”

조선일보

지난달 13일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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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떠난 미군 자리…속속 접수하는 러·중

수단에 이은 아프리카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이 아프리카에서 ‘세계의 경찰’ 역할을 눈에 띄게 줄이고 있다는 뉴스입니다. 아프리카 서부 니제르에 주둔 중인 병력 1000명을 철수시키기로 한 데 이어 니제르와 국경을 맞댄 차드에서도 특수부대원 100여 명을 뺀다고 합니다.

미국은 지난 10여년간 이슬람 테러주의 단체의 본거지인 이 지역에 군대를 보내 현지 정부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대테러 작전을 수행해 왔는데요. 그런데 미국의 지원을 받은 정부군이 되려 쿠데타를 일으키고, 러시아 등에 밀착해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등 오히려 역효과가 커지는 상황이라 점차 발을 빼는 모양새입니다. 미국이 빠진 자리를 러시아와 중국이 빠르게 채워 영향력을 키우는 상황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래 전부터 주장해 온 ‘고립주의 노선’이 다가오는 미 대통령 선거에서 주요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세계의 리더 자리를 포기하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미군, 아프리카서 떠나자… 러시아가 속속 접수

조선일보

한국전 참전용사인 고(故) 랠프 퍼켓 육군 예비역 대령의 유해가 29일 미 워싱턴DC 의사당 로툰다에 안치된 가운데,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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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탄 맞으며 중공군 막은 노병의 마지막 가는 길

지난달 8일 97세로 세상을 떠난 미국의 6·25 참전 용사 고(故) 랠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육군 대령의 조문 행사가 미 워싱턴 DC 연방 의사당에서 열렸습니다. 이민석·김은중 워싱턴 특파원이 현장을 직접 찾았습니다.

6·25 전쟁 당시인 1950년 11월 25일 당시 퍼켓 주니어 중위는 청천강 일대 205고지에서 전진하다 중공군의 박격포 및 기관총 기습을 받았습니다. 그는 부대원들이 적을 공격할 수 있도록 세 번이나 자신의 위치를 교란용으로 노출시켰고, 결국 수백명의 중공군 공격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수류탄 파편이 왼쪽 허벅지에 박히는 부상을 입었지만, 구조를 거부하고 전투를 지휘했습니다.

미 연방 의사당에서 조문 행사가 거행된 6·25 참전 용사는 고인이 처음이라 합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최고 무공훈장을 받은 그의 추모 행사에는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 민주당 소속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와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나란히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한미 양국을 지켜낸 영웅이 최고의 예우를 받으며 떠난 현장 풍경, 아래 기사로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포탄 맞으며 중공군 막은 老兵 마지막 길, 美는 이렇게 예우했다

조선일보

지난 28일 일본 홋카이도 한 도로에 출몰한 야생곰/교도통신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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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 일찍 깬 야생곰…일본에서 피해 속출

지난해 곰에 의한 인명 피해(6명 사망·213명 부상)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일본에서 다시 곰의 사람 습격이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곰들이 활동을 재개하면서 사람과 마주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수도 도쿄 당국엔 올 들어 지난달 21일까지 야생곰 출몰 신고가 17건 접수됐다고 합니다.

곰의 동면은 통상 5월 초까지 지속되지만 올해는 1~2주씩 빨리 깨어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인데요. 지난해 도토리 등 열매가 이상기후로 흉작을 맞으면서 배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겨울잠에 든 야생곰 상당수가 굶주림을 버티지 못하고 일찍 눈을 떠 민가 인근을 활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 언론들은 “공복 상태로 깬 곰들은 먹이 집착이 심해 (지난해보다) 더 많은 인명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방구석 주토피아] ‘배 곯다 겨울잠’ 日야생곰 배고파 일찍 깨 사람 습격

조선일보

지난달 29일 뉴욕 재즈앳링컨센터에서 열린 '디 아이디어 오브 유(The Idea of You)' 시사회 레드카펫에 도착한 배우 앤 해서웨이.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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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배우 앤 해서웨이 “아들 위해 5년간 술 끊었다”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년간 술을 끊었다고 밝힌 할리우드 유명 배우 앤 해서웨이가 금주(禁酒) 노하우를 공개했습니다. 그 비법은 바로 ‘아들 사랑’이었는데요. 올해 마흔두 살이 된 해서웨이는 2012년 영화배우 애덤 셜먼과 결혼해 8세·5세 두 아들을 두고 있습니다. 그는 첫째 아들 출산 당시 “아들이 아침마다 나를 정말로 필요로 하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에 술을 끊었다”라며 “18년 동안 술을 끊고 아들이 대학에 가면 다시 술을 마시겠다”고 했습니다.

해서웨이는 알코올중독은 아니었으나 ‘배우가 아니면 중독자가 됐을 수도 있다’는 농담을 하는 등 술을 즐겼다고 알려졌습니다. 2019년 잡지 인터뷰에서 “(중독 같은) 음주 문제로 금주한 건 아니다”라고 분명히 밝히며 “술이 아니라 숙취가 문제였다”고 했죠. 금주 이후에도 “나는 음주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아이와 어울릴 수 있는 재미와 멋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술을 끊었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습니다.

배우 앤 해서웨이 “아들 위해 5년간 술 끊어…생활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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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에서 가장 오래된 비계. 1번가에 2009년 만들어져 아직도 있다. /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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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뒤덮은 임시 가설물 ‘공사용 비계’

미국 뉴욕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드립니다. 공사용 임시 가설물 ‘비계(飛階·scaffold)’가 많아도 너무 많아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윤주헌 뉴욕 특파원이 전했습니다. 쇠로 된 봉이 여럿 위를 짙은 녹색 가림막으로 덮는 형식의 가설물을 비계라고 합니다.

뉴욕시에는 모두 8500여 개의 비계가 있습니다. 뉴욕타임스가 “비계를 모두 펼쳐 놓으면 맨해튼에서 캐나다 몬트리올까지 닿을 수 있다”고 설명할 정도로 많은데요. 까다로운 건축법 탓에 건물 보수 공사를 자주 거쳐야 하는데, 또 온 사방에 빌딩이 빽빽이 들어선 뉴욕에서 건물을 수리하는 시간은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비계 하나당 평균 설치 일수가 498일에 달하고, 5년 이상 세워진 비계도 200여개나 됩니다. 낙하물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해 법으로 세우도록 한 것이라 마땅히 해결할 방법도 없다고 하네요.

아, 또 안 보이네… 트럼프 출두도 가린 ‘공사용 비계’

이번주 저희가 준비한 원샷 국제뉴스는 여기까지 입니다. 저희는 다음주 토요일 5월 11일에 돌아오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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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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