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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방과후 놀이요? 친구랑 ‘안녕’하고 학원 가요” 초등생 10명 중 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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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어린이날 연휴를 앞둔 3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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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10명 중 4명은 학교 수업이 끝난 후에 또래 친구와 놀지 않고 헤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습지·학원·온라인 강의 등 사교육에 시간을 쓰느라 방과후 놀이 시간을 갖지 못한 것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오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2024년 어린이의 삶과 또래놀이 실태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전국 초등학교 4~6학년 2450명, 초등교사 76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를 보면, 하교 후 친구들과 노는 장소를 물었더니 ‘놀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이 38.3%에 달했다. 도시 지역은 ‘동네 놀이터’(40.9%)에서, 농어촌 지역은 ‘학교 운동장’(43.1%)에서 주로 놀았다. 또 방과후 또래 친구와 어울려 노는 빈도를 묻자, 일주일에 ‘1~2일 정도’(32.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거의 없음’(27.9%), ‘3~4일’(22,7%), ‘5~6일 ’(9.6%), ‘매일’(7.7%)이 뒤를 이었다. 10명 중 6명의 어린이가 거의 놀지 않거나 1~2일만 놀고 있었다.



방과후 놀이 시간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주로 사교육이었다. 학교 수업 후 친구와 직접 만나서 놀 수 없는 이유를 물었더니 ‘학원·학습지·온라인 학습을 해서’(81.9%)라고 응답한 어린이가 가장 많았다. 그 밖에도 ‘학교 방과후 수업을 가야해서’(33.1%), ‘함께 놀 친구가 없어서’(9.5%), ‘집에서 가족을 돌봐야하기 때문에’(5%), ‘학교 운동장에서 놀지 못하게 해서 놀 곳이 없기 때문에’(3.7%), ‘친구와 노는 게 싫어서’(2.2%)라는 답변도 나왔다.



친구와 어울려 노는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지 묻자 ‘3~4일’(40.4%)은 있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1~2일’ 필요하다는 응답은 32.2%로 두번째로 높았다. ‘매일’이라는 응답은 12%에 그쳤는데, 이는 ‘어린이들은 매일 매일 놀고 싶어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동떨어진 결과다. 전교조는 “어린이들은 학습을 강요당하며 학교와 학원으로 쳇바퀴 돌듯이 살고 있다”며 “또 코로나19를 겪은 어린이들은 휴대전화를 이전보다 많이 사용하면서 친구와 직접 만나 놀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며 또래 놀이의 기쁨을 모르고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어린이에게 또래놀이를 위해 우선 필요한 것을 물었더니 ‘놀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든다’(44.7%), ‘학교에서 쉬는 시간을 길게 한다’(32.5%), ‘학교 수업시간에 놀이 시간을 준다’(24.7%), ‘시험이나 숙제, 공부를 줄인다’(24.1%), ‘학원 시간과 개수를 줄여준다’(21.7%)고 답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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