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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SS인터뷰]은하수를 닮은 윤상현의 달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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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도예가 윤상현 작가가 최근 변화한 달항아리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 김효원 기자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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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효원 기자] 도예가 윤상현 작가는 하늘의 은하수를 지상으로 가져오는 사람이다. 결정유약을 사용해 빚은 그의 도자기는 어둠을 밝히는 은하수처럼 반짝인다. 윤상현 작가의 도자기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은 이유다.

대개 작가의 작품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변화한다.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의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이다. 윤상현 작가가 최근 서울 종로 공예갤러리 겸 공예전문숍 일상여백에서 선보인 개인전 ‘일루전 오브 더 문’(Illusion of the Moon)전에서 선보인 달항아리도 이전 작품과 닮은 듯 달라져 있다. 결정유약을 발라 빛나는 은하수는 같지만 달항아리의 형태가 더 날렵해졌다.

최근 일상여백에서 만난 윤상현 작가는 이런 변화에 대해 “전에 만든 달항아리는 조선의 백자 달항아리 라인을 흉내 내고 싶은 느낌이 있었다면, 이번 작업은 더 윤상현다운 달항아리라고 할 수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미감에 맞춰 반듯하고 날씬하게 쏙 빠진 듯한 느낌의 형태를 잡으려고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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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작가의 달항아리는 매끈한 라인에 푸른 은하수가 더해져 몽환적 아름다움을 전한다. 사진 | 김효원 기자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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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달항아리가 가진 비대칭의 아름다움보다는 세련된 곡선에서 오는 모던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여기에 푸른빛 결정유약이 더해져 은하수를 흩뿌려놓은 듯 동화 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수많은 도예가들이 달항아리를 만들지만, 100인 100색 어느 하나 같은 것은 없다.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달항아리 역시 그렇다.

윤상현의 달항아리를 보는 사람마다 이번 달항아리에 대해 “가장 윤상현답다”고 평한다. 가장 아름답다고 추앙받는 조선의 달항아리를 수없이 보고 감탄하고 따라 해보다가 어느 순간 자신만의 형태를 찾아냈다.

윤상현 작가는 “이제는 달항아리를 보러 다니지 않는다. 좋은 달항아리를 보면 시선을 빼앗길까 봐. 나만의 선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매일 고민한다. 이제는 정말 나다운 선을 찾은 기분이다. 간단한 선으로 담백한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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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미감을 담아내려고 노력한다는 윤상현 작가. 사진 | 김효원 기자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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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윤상현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팬들이 유독 많다. 대표적인 유명인은 원조 한류스타 배용준이다. 배용준의 카페에는 윤상현 작가의 컵과 접시 등이 놓였다. 배용준을 위해 핑크 유약을 제조해 그릇을 만든 일화도 있다.

요즘에는 소반과 합을 결합한 소반합으로 요리 선생님들과 그릇 마니아들 사이에 호평받고 있다. 윤상현 작가의 소반합은 소반과 합 두 가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분리할 수 있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윤상현 작가는 “소반인데 합이다. 요즘 소반 형태 접시가 많이 나온다. 작업을 하다가 아래 빈 공간이 아까워 분리해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해 만들었다. 이번 전시에 크기별로 만들어 선보였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신다”고 말했다.

손으로 만든 것의 가치가 점점 높아지는 요즘, ‘도예가들의 물레선생’으로 통하는 윤상현 작가의 도자기는 점점 더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릇의 경우 얇고 가벼운데 단단해서 식기세척기에 넣어도 안전해 인기다. 국내는 물론 일부러 전시회를 보러 찾아오는 일본 사람들이 있을 만큼 해외에도 입소문이 나고 있다.

매일 작업실에서 작업만 하다가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을 만나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있다는 윤상현 작가는 “요즘 공예를 좋아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아 보람있다. 좋은 에너지를 받았으니 다시 작업실로 돌아가 열심히 작업하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5월 5일까지.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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