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6 (목)

킹달러 시대 재테크···강세 이어지면 美 단기채·달러 RP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안전자산 달러, 10% 이상 담아야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월 16일 역대 4번째로 1400원대를 터치했다. 외환당국 구두 개입으로 환율은 안정화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1370~1380원선을 꿋꿋하게 지킨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자 달러 투자 상장지수펀드(ETF) 등 관련 상품 수익률이 5%를 훌쩍 넘어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SEF 미국달러선물 레버리지’ ‘KODEX 미국달러선물 레버리지’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등의 최근 한 달 수익률(4월 24일 기준)은 6.5~6.7% 수준이다. 3개월 수익률은 8%대다.

투자자 고민도 깊어졌다. 지금이라도 킹달러에 올라타야 할지 역발상으로 ‘쇼트 포지션’을 취해야 할지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프라이빗뱅커(PB)들과 함께 환율 상승·하락 시나리오별 투자법을 살펴봤다.

매경이코노미

정부와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원·달러 환율은 1370~1380원 선을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1) 달러 강세 지속

‘달러 RP’ ‘미국 단기채’ 눈길

PB들도 향후 달러 방향성을 두고선 전망이 제각각이다. 다만 여전히 고점이 확인되지 않았고, 올해까지는 현재 수준 환율이 유지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이철진 KB골드앤와이즈 더퍼스트 반포WM 지점장은 “원·달러 환율은 1차 저항선이던 1380원을 넘어 단기적으로 1400원을 터치했다”며 “이를 고려하면 추가 상승 가능성도 열어두는 게 좋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됐고 4월은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수요로 달러 강세가 추가로 이어질 수 있다. 계절적 요인이 사라진 뒤에도 주요국 금리 인하가 독립 시행되는 가운데 미 연준 금리 인하만 3분기쯤으로 밀린다면 원·달러 환율은 연말까지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조혜진 NH투자증권 프리미어 블루 강남1센터 이사도 “아직 고점이 확인 안 됐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조 이사는 “현재 매수하기 부담스럽지만, 그렇다고 매도할 시점도 아니라고 판단한다. 올해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 등을 기점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PB도 “미국 외 국가들의 제조업 수요 개선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현재 수준 달러 강세 압력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PB들은 현재 수준 환율이 지속된다는 가정 아래,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혹은 미국 단기채 등에 관심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RP는 증권사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금리를 더해 되사는 조건으로 판매하는 채권이다. 하루 이상만 예치해도 이자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발생 환차익은 비과세다. 자산가들이 해외 주식 투자용으로 환전해둔 달러 예수금을 단기간 굴릴 때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자유 입출금 형식의 ‘파킹 통장’ 방식으로 달러 RP에 투자한다면 ‘자유 약정형(수시식)’을 선택하면 된다.

수익률은 증권사마다 다르다. 미래에셋증권은 연 4.2%, 한국투자증권은 연 4.65%, 유진투자증권은 4.2%의 수익률을 제시한다. 별도 운용 수수료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고 달러 가치 하락 시 환손실로 인한 손해 가능성이 있다.

미국 단기채 ETF를 언급한 PB도 상당수다. 올해 초 시장에서 예상한 채권 시장 키워드는 ‘금리 인하’ ‘장기채 선호’였다. 금리 인하가 확실하다는 판단 아래 장기채 수요가 줄을 이었다. 하지만 최근 흐름만 놓고 보면 금리 인하 기대감은 꺾인 상태다. 반면, 단기채는 장기채에 비해 금리 변동 영향을 덜 받으며 안정적으로 수익을 낸다는 평가다. 조혜진 이사는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뱅가드 단기물 회사채(VCSH-US)’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 등 미국 단기 채권 ETF를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미국 국채 직접 투자 등이 언급됐다. 특히 미국 국채 단기물인 2년물 직접 투자를 고려하라는 조언이다. 최근 미국 국채 2년물 수익률은 4월 22일 장중 한때 5%를 넘기도 했다.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5% 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5개월 만이다. 이건주 KB증권 광화문금융센터 부지점장은 “현재 금리도 좋은 편이고, 달러 강세 시기에 미국채 직접 투자는 좋은 투자 상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2) 오를 만큼 올랐다

‘역발상’ 쇼트 포지션도 고민

당분간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하지만 ‘오를 만큼 올랐다’는 분석도 적잖다. 익명을 요구한 PB는 “미국 재정 적자와 무역 적자가 크게 늘었다는 점을 살펴봐야 한다. 부채 증가로 소비 성장 둔화까지 이어지면 달러 강세 기조는 주춤해질 수밖에 없다”며 “단기적으로 쇼트 포지션으로 수익을 보기는 어렵겠지만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건주 부지점장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이 부지점장은 “역발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는 달러 매도 포지션을 취해야 하지 않나 싶다. 수익이 발생한 미국 주식 비중을 줄이며 일정 부분 차익 실현하는 게 좋아 보인다”면서 “미국 경제가 나 홀로 호황인 탓에 강달러 현상이 펼쳐졌는데, 이미 꽤 반영된 수준의 환율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불거진 중동 이슈가 변수로 등장했는데, 해당 이슈만 잠잠해진다면 달러 약세 전환을 전망해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도 ‘쇼트 포지션’을 취하는 현상이 감지된다. 국내 달러 ETF에는 레버리지(정방향 수익률 2배), 인버스(역방향 수익률 1배), 곱버스(역방향 수익률 2배) ETF 등이 있다. 최근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수익을 얻는 인버스와 곱버스 상품에 관심 갖는 개인 투자자가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1주일(4월 16~23일) 미국달러선물지수의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를 80억원 순매수했다.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도 개인 투자자 기준 20억원 순매수 상태다.

국내 달러 예금도 감소세다. 한국은행이 4월 23일 발표한 거주자 외화 예금 동향에 따르면 3월 말 국내 거주자 달러 예금은 2월보다 2억8000만달러(약 3860억원) 감소한 775억9000만달러(약 107조원)로 집계됐다. 한은은 “기업의 달러 예금은 소폭 증가했으나 개인의 달러 예금이 달러 대비 원화 환율 상승(달러 강세)에 따른 차익 실현 등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PB들은 “ ‘환율 방향성’에 초점을 맞춰 무턱대고 달러 상품 매도·매수를 결정하기보다는 변동성 관리에 집중하라”고 입을 모은다. 조혜진 이사는 “1350원 이하 환율에서 저점을 낮춰가며 꾸준히 달러를 매수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건주 부지점장은 “환율 방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것보다는 자산의 일정 부분(10~15%)은 달러 자산에 지속·분산 투자하는 게 확실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달러를 일정 수준 이상 보유 중이라면? 이철진 지점장은 “이미 달러를 보유한 고객이라면 달러 변동성을 헤지(위험 회피)한 셀앤바이(Sell&Buy) 신탁을 살펴보면 좋다”고 추천했다. 셀앤바이 신탁은 달러 자금을 환전하는 리스크 없이 원화 자산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인 상품이다.

횡보장에 유리한 글로벌×나스닥 100 커버드콜 ETF(QYLD), JP모건 이쿼티 프리미엄인컴 ETF(JEPI) 같은 월 배당 커버드콜 ETF 등도 추천 상품이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인 주식을 사고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팔아 이익을 챙기는 투자 기법이다. 특히 보유 주식에서 나오는 배당에 콜옵션 판매로 확보한 돈도 재원이 돼 분배금이 큰 편이다. 다만 설계 구조상 상승장에서는 일반적인 ETF보다 수익이 제한되고 하락장에선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다. 결국 횡보 혹은 약한 하락에서만 효력을 발휘하는 형태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7호 (2024.05.01~2024.05.07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