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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가정의 달 집밥만 먹어야 할 판…김밥·치킨·피자·버거 줄줄이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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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외식 8개 평균 7%대 올라

냉면 1년새 7.2%↑…최고 상승

김밥·치킨·햄버거값도 '쑥쑥'

업계 "재료·인건비 상승 영향"

세계비즈

총선 후 김밥, 치킨 등 외식 품목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가정의 달 5월 외식비 부담이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대표 외식 품목 8개 서울지역 평균 가격이 1년 전보다 최대 7% 올랐다. 품목 중 냉면이 7.2%로 가장 높았다. 사진은 28일 서울의 한 식당 메뉴 입간판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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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서 동네 산악회 모임의 총무를 맡은 이 모(61)씨는 모임 회비를 올려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회비에는 관광버스 대절 비용과 식사비가 포함됐지만 물가가 오르면서 이를 충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씨는 “외식 물가가 오르면서 매번 회비에 맞는 식당을 찾기도 어렵고 기름값도 오르면서 관광버스 대절 비용도 작년보다 많이 뛰었다”면서도 “막무가내로 회비를 올리면 회원들이 불만을 하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강동구에서 떡볶이 가게를 운영하는 한 모(38)씨는 떡볶이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점심시간에 아르바이트생을 쓸 정도로 매출을 벌었지만 식료품비 상승으로 수익이 줄면서 지금은 홀로 요리부터 서빙까지 맡고 있다. 한 씨는 “두 명이 하던 일을 혼자 해내기 쉽지 않지만 음식 가격을 500원이라도 올리면 영세업자들은 바로 매출 감소로 타격을 받는다”며 “그럼에도 가격 인상을 결정할 만큼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과, 배 등 식료품비 상승에 이어 김밥과 치킨, 피자, 버거 등 외식 품목 가격도 줄줄이 인상되면서 서민의 외식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비즈

28일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냉면, 김밥 등 대표 외식 품목 8개의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최대 7%대 올랐다.

가격 인상 폭이 가장 큰 외식 품목은 냉면이었다. 냉면은 전년보다 7.2% 올라 한 그릇에 평균 1만1462원으로 나타났다.

김밥도 큰 폭으로 올랐다. 김밥은 한 줄에 3323원을 기록해 6.4% 상승했다. 비빔밥은 한 그릇에 1만769원으로 5.7% 가격이 올랐다.

또 김치찌개 백반과 자장면은 각각 8000원, 7069원으로 4.0% 올랐으며, 칼국수 한 그릇은 938원으로 3.5%, 삼계탕은 한 그릇에 1만6846원으로 3.1% 각각 상승했다. 삼겹살도 1인분(200g)에 1만9514원에 달해 1년 전보다 1.4% 비싸졌다.

이달에는 프랜차이즈 업계가 본격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서민들이 지갑을 열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김밥 프랜차이즈 바르다김선생은 이달 9일 메뉴 가격을 100∼50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표 메뉴인 바른김밥 가격은 4300원에서 4500원으로 200원 올랐다. 김가네는 지난해 하반기에도 한 차례 가격을 올렸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도 이달 중순 9개 메뉴 가격을 일제히 1900원씩 올렸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고추바사삭 가격은 1만9900원으로 2만원에 가깝게 됐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인 더벤티는 지난 22일부터 카페라떼 등 음료 7종 가격을 200∼500원 인상했다. 다만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아메리카노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고, 바닐라크림 콜드브루 등 음료 3종 가격은 100∼300원 낮췄다.

배달과 매장에서 가격에 차이를 두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해 배달 메뉴를 시키면 가격이 더 비싼 곳도 있다. 파파이스는 지난 15일 치킨, 샌드위치, 디저트, 음료 등의 가격을 평균 4% 인상했다. 배달 메뉴에는 매장 판매가보다 평균 약 5% 높은 가격을 차등 적용했다.

KFC도 지난달 19일 이중가격제를 도입해 배달 메뉴를 100∼800원 더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다음 달에도 햄버거와 피자 등 가격 인상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맥도날드는 다음 달 2일부터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올리기로 했다. 버거 단품 중 햄버거, 치즈버거, 더블 치즈버거, 트리플 치즈버거는 100원씩 올리고 불고기 버거는 300원, 에그 불고기 버거는 400원 각각 인상한다.

빅맥과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단품 가격은 동결되지만, 탄산음료와 사이드 메뉴 가격이 올라 세트 가격은 6900원에서 7200원으로 300원 오른다.

피자헛도 같은 날부터 갈릭버터쉬림프, 치즈킹 등 프리미엄 메뉴 가격을 인상한다. 인상 폭은 추후 공지하기로 했다. 고피자는 지난달 피자 단품 가격을 1000원씩 올려 페퍼로니 피자를 8900원(매장 기준)에 판매하고 있다.

외식업체들은 재료비와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상승하면서 메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외식업체뿐 아니라 식품기업도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다음 달 빼빼로, 가나 초콜릿 등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하지만 가정의 달인 점을 고려해 오는 6월부터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동원F&B와 CJ제일제당은 김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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