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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살인 도시’ 오명 쓴 美 수도 워싱턴…1년 만에 35% 증가 [세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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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건 26년 만에 최다

“10명 중 9명은 총격 사망”

미국 수도 워싱턴은 지난해 범죄 문제로 최악의 해를 보냈다. 미국의 범죄 증가는 주요 사회 문제 중 하나로 11월 미 대선에서도 주요 쟁점 중 하나로 꼽힌다. 미 수도에서 범죄가 급증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세를 퍼붓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방어에 급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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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도 워싱턴DC의 한 거리 모습.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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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워싱턴 메트로폴리탄 경찰청에 따르면 워싱턴에서 지난해 발생한 살인사건으로 인한 사망자는 274명으로, 303명이 사망한 1997년 이후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2년 203명과 대비해 1년 만에 35%가 늘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워싱턴은 지난해 10만명당 40명이 살인사건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 미국에서 인구가 많은 60개 도시 가운데 5번째로 살인율이 높은 도시로 나타났다. 특히 뉴욕과 시카고 등 미국의 주도 대도시에서 살인사건이 감소한 반면 워싱턴에서만 유독 살인사건이 급증했다.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애너코스티어강 동쪽 흑인 및 저소득층 지역에 집중됐고, 사망자 가운데 90% 이상이 총격으로 인한 사망으로 조사됐다. 어린이와 청소년 106명이 총에 맞았고, 16명이 사망했다. 워싱턴 내 차량 내 물품 도난 사건도 2022년 3756건에서 지난해 6829건으로 89% 늘었고, 강도 사건은 2022년 2076건에서 지난해 3470건으로 6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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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이 미국 내 범죄 문제를 대선 주요 이슈로 부각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수도 워싱턴의 범죄 증가는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치명적이다.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가 범죄에 관대하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워싱턴을 장악하겠다고 연일 공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월 트럼프 행정부의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서 일했던 마이크 길이 워싱턴에서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존경받던 훌륭하고 뛰어난 길이 워싱턴에서 차량 탈취 사건 중 무자비하고 잔인하게 머리에 총을 맞았다”면서 “(내가 재선되면) 끔찍하게 운영되는 수도를 인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미 연방수사국(FBI)이 발표한 지난해 미국 전체 살인 범죄율과 폭력 범죄가 감소한 사실을 홍보하며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선 살인사건 증가율이 역대 최대였다”고 밝혔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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