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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빛나기 위해 타오르라"...'뮤지엄 산'에 펼쳐진 우고 론디노네展[미술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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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제 서울프레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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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마치 일기를 쓰듯 살아있는 우주를 기록한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계절, 하루, 시간, 풀잎 소리, 파도 소리, 일몰, 하루의 끝, 그리고 고요함까지." – 우고 론디노네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1964~ )의 개인전이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뮤지엄 산'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회화, 드로잉, 조각, 설치, 영상 등 폭넓은 매체를 통해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구축하면서 자연과 인간존재에 대해 깊이 성찰해왔다. 30여 년의 작품 활동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삶과 자연의 순환, 인간과 자연의 관계, 성찰, 시간, 인간 존재와 경험 등이다.

작가는 전시회 제목인 <번 투 샤인(BURN TO SHINE)>에 대해 변화 (transformation)에 대한 욕망이라고 설명한다. 이 제목은 미국의 현대 시인 존 지오르노(John Giorno,1936~2019)의 시 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존 지오르노는 우고 론디노네의 배우자였으며, 론디노네의 회화 연작 '매티턱'은 그와 함께 했던 시간을 담은 작품이라고 한다. 존 지오르노는 앤디 워홀(1928~1987)의 뮤즈이자 연인이기도 했다. 앤디 워홀이 5시간 21분 동안 직접 촬영한 영상작품 '수면(1963)'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의 전시실 3곳을 비롯해 백남준관, 야외 스톤가든, 라운지 공간을 아우르며 조각, 회화, 설치 및 영상을 포함한 4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영상 작업인 은 삶의 순환을 주제로 했다. 아프리카 마그레브 지역의 전통 의식과 현대 무용을 결합한 퍼포먼스 영상으로 어두운 방에서 6개 스크린을 통해 상영한다.

남녀 무용가 18명이 모닥불을 중심으로 춤을 추고, 이들을 타악기 연주자 12명이 둥그런 모양으로 둘러싸며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등장인물들이 북소리에 맞춰 춤을 주는 영상은 일몰에 퍼포먼스가 시작되고 일출에 맞춰 끝나는 구성으로 반복재생되며 이는 '삶의 순환'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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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 론디노네의 자택 겸 작업실이 있는 뉴욕의 롱아일랜드 매티턱에서 바라본 풍경을 담은 수채화 연작 '매티턱(Mattituck)' 12점은 일몰과 일출의 풍경이 담겨있다. 연작에서는 원과 반원, 직선으로 구성된 단순한 이미지로 모두 3가지 색상만 사용해 그려낸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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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주목받는 작품으로는 우고 론디노네의 대표작인 '수녀와 수도승(nuns+monks)' 시리즈가 있다. 이들 작품은 실내와 실외에 전시됐다.

백남준 관에는 4m 높이의 '노란색과 빨간색 수도승'이 자리 잡았고, 야외 스톤가든에는 3m 높이의 '수녀와 수도승' 조각 6점이 서있다. 수도자의 형상의 석회암을 깎아 모형을 제작한 뒤, 이를 다시 청동으로 만들어 론디노네만의 형광 원색으로 칠을 해 마무리한 작품이다.

론디노네는 결국은 청동 조각이지만 그 안에 돌이 지닌 외형적 특징과 그 거친 질감, 그리고 돌의 형성 과정에 응축돼 있는 자연의 시간을 최대한 재현하려고 했다. 그 때문에 '수녀와 수도승' 시리즈는 재료가 무엇인지 유심히 살펴보지 않는 한 일견 돌조각처럼 보인다.

이외에도 세계 각 지역의 바다의 명칭을 갖고 있는 푸른색 유리로 제작된 11점의 말 조각 시리즈와 거대한 창문 연작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전시는 9월 18일까지. 유료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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