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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유인촌 “삭감된 출판 예산, 내년 원상복구하거나 더 늘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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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6일 서울 마포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서울사무소에서 주요 출판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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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해 대폭 삭감된 출판 예산과 관련해 “내년 예산에서 원상복구하거나 더 늘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공도서관이 소장 도서를 대출할 때 그 도서의 저작자·출판자에게 보상을 해주는 ‘공공대출보상제도’를 국립도서관에서만이라도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도 밝혔다. 청년들의 예술 관람을 지원하는 ‘청년문화예술패스’는 현재 공연 분야만 지원하지만, 여기에 출판을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한다.



유 장관은 26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제진흥원 9층 디지털북센터 강의실에서 대형출판사 관계자 5명과 출판계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신동해 웅진씽크빅 본부장, 김태헌 한빛미디어 대표, 김선식 다산북스 대표,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조윤성 시공사 대표, 김윤경 김영사 편집이사 등이 참석해 출판계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출판사 관계자들은 크게 예산 삭감 문제, 불법 복제 방지와 공공대출보상제 실시와 같은 저작권 강화 방안, 산업으로서의 출판 지원, 티브이문학관 같은 독서 관련 티브이프로그램이나 ‘청년문화예술패스’에 출판 분야 포함 등을 통한 독서 진흥 방안 등에 대한 의견들을 내놨다.



이광호 문학과 지성사 대표는 “종이값은 올랐고 정부 지원은 줄었고 불법 복제는 심각해 출판계는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며 “영화산업처럼 출판에 대해서도 세액공제를 해주는 지원과 공공대출보상제도를 실시해 저작권에 대한 인식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식 다산북스 대표는 “공공대출보상제도를 실시하는 나라가 5개 나라가 있는데 도서관이 반대하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공공대출보상제에 대해 오랫동안 논의를 해온 만큼 작가, 출판사, 도서관, 정부가 머리를 맞대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대학생들의 불법 복제로 인해 학술 출판이 아사 직전이라며 “영화의 불법 다운로드도 캠페인을 통해 국민 인식이 바뀌었듯이, 대학교재 불법 복제의 문제점을 널리 알리는 캠페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신동해 웅진씽크빅 단행본사업본부 본부장은 저작권 전문 담당자를 키우고 전문성을 키울 것을 제안했다. 신 본부장은 “알라딘의 전자책유출 사건을 계기로 전자책의 불법적인 유통을 막기 위해 방통위나 문체부 등에 연락했는데 다들 모르쇠하고 서로 ‘공 돌리기’ 하는 분위기였다”며 “문체부에 담당자를 두어 전문성을 육성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저작권 강화와 관련해 김태헌 한빛미디어 대표는 “최근 저작권 단속을 강화한다면서 정부가 조사기구를 마련했지만 그 안에는 출판 저작권뿐만 아니라 영화 등이 다 들어있어 출판은 항상 소외된다”며 “정부가 불법 복제 현황에 대한 실태 조사를 제대로 하고 이에 대한 대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영난으로 인해 신입 사원을 뽑지 않는 출판사가 늘고 있어 출판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금을 마련해서 신입 직원을 채용한 회사에 보조금을 매칭해서 지원하는 방안에 대한 제안도 나왔다. 신동해 웅진씽크빅 단행본사업본부 본부장은 “출판사들이 신입을 뽑기보다 경력자만 뽑고 있는데, 신입을 아무도 안키우면 문제가 될 것”이라며 “기금을 확보해서 출판사들이 신입 직원들 부담없이 뽑을 수 있게 마중물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책을 읽지 않는 성인들이 늘고 있어 티브이문학관 같은 독서 관련 티브이 프로그램 등의 추진과 ‘청년문화예술패스’에 출판 분야를 포함시켜 독서문화를 진흥시켜야 한다는 의견과 출판 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정부 전략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 장관은 이런 의견을 청취한 뒤 각 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예산 확보 관련해서는 “내년 목표를 순수예술 예산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그 부분에 포함해서 출판도 삭감된 예산을 원상복구되거나 더 얹게 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7~9월이면 부처 내에서는 마무리되는데 국회에 올라가서 또 잘릴 수 있다”며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충분히 정리해서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19살이 되면 정부가 15만원까지 문화예술비를 지원하는 ‘청년문화예술패스’ 제도와 관련해서는 “19살 패스는 내년에도 할 것이고 확대할 예정인데, 출판 분야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티비문학관과 같은 독서 관련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하며 방송사나 오티티(OTT) 제작사들과 의논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공공대출보상제도와 관련해서는 “도서관이 이 제도를 반대하는 것은 결국 예산 때문”이라며 “공립, 시립까지는 어렵더라도 국립도서관에서만이라도 시범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보상을 작가에게 하느냐, 출판사에 하느냐는 부분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문체부는 이날 간담회에 윤철호 사회평론 대표(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에게 참석을 요청했지만 윤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박용수 출협 상무는 “서울국제도서전 수익금 정산 문제에 대해 문체부 담당자와 계속 논의하지만 여전히 의견차가 있고,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문체부가 출협 관계자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상황에서 간담회에 참석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해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상무는 또 “불법 복제의 피해 당사자인 학술 출판사 등이 포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절절한 현장 이야기가 잘 전달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번 간담회는 문체부의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출협의 수익금 재정산 문제와 관련해 문체부 관계자는 “한두 달 안에 수익금 재정산 문제가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체부와 출협은 그동안 서울국제도서전 수익금 범위를 놓고 견해차를 보여 갈등을 빚고 서로 소송전을 펼쳐왔다.



글·사진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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