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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창문 못 열겠네’ 러브버그 떼, 올핸 충청권에…“해충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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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검털파리(원안)가 지난해 서울·경기에 이어 올해 충청권에서 대량으로 나타나 시민들이 야외활동에 불편을 겪고 있다.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검털파리는 해충이 아니므로 친환경 방제를 하는 것을 권장했다. 충남도 농업기술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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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남(57)씨는 6일 “대전 용운동 부모님 댁에 들렀는데 감나무 주변이 날개 달린 큰 개미처럼 생긴 검은 벌레 천지였다”며 “어머니가 창문을 열어 놓지 못할 정도”라고 했다.



지난해 서울·경기지역에서 발생했던 ‘러브버그’가 최근 충청권에서 떼 지어 발견되고 있다. 이 벌레는 파리목 털파리과에 속하는 ‘검털파리’(Bibio tenebrosus Coquillett)로, 산은 물론 숲 주변 주택가, 등산로, 도심 공원 등을 가리지 않고 출몰해 시민들이 느끼는 혐오감과 불편함이 작지 않다.



검털파리는 일반 파리와 달리 짝짓기하는 성충들이 많이 목격돼 ‘러브버그’, 잘 날지 못하고 잎이나 땅을 걸어 다녀 ‘느림보 파리’라고도 불린다. 검털파리는 교미한 뒤 수컷은 바로 죽고 암컷은 낙엽 아랜 등 습한 곳에 100~500개의 알을 낳고 죽는다.



충청남도 농업기술원은 늦은 봄부터 여름 사이 비가 잦고 평년보다 기온이 높은 기상 변화가 검털파리 증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한다. 이희진 도 농업기술원 친환경농업과 담당은 “검털파리는 알에서 성충이 되기까지 약 40일 정도 걸리는데 유충은 적당히 썩은 식물질이나 짐승의 배설물 등에 주로 서식하며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을 기름지게 하는 생태계 청소부 구실을 한다”고 설명했다.



러브버그라는 정감 있는 별명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검털파리를 기피하는 것은 생김새 때문이다. 검털파리 몸통은 11~14㎜ 길이에 강하고 긴 검은색 털로 덮여 있다. 이희진 담당은 “검털파리는 생김새와 달리 사람과 작물에 해를 끼치는 해충은 아니다. 과도한 화학적 방제보다 친환경적·물리적 방법으로 쫓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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