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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시진핑 주석, 블링컨 장관에 “중·미는 적 아닌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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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2박3일 방중 일정 마무리

왕이 “중국 발전 방해 말라” 기싸움

미·중 간 이견에도 소통 유지 노력

경향신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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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중국과 미국은 적이 아닌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블링컨 장관 일행을 만나 “미·중 사이에 풀어야 할 이슈가 많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자신감 있고 개방적이며 번영하는 미국을 보는 것이 기쁘다”며 “미국도 중국의 발전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셔츠의 첫 번째 단추처럼 중·미 관계가 진정으로 안정되고 발전하며 전진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근본 문제”라며 “양국은 다른 말을 하지 말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CNN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시 주석에게 “미국은 중국과의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강화하기로 약속했다”며 “우리가 견해 차이를 보이는 대목을 책임감 있게 처리함으로써 우리가 어떤 잘못된 의사소통, 오해, 오산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 군 통신 복원과 마약 방지 및 인공지능(AI)의 미래에 대한 논의를 최근 미·중관게 진전의 예로 들었다.

블링컨 장관이 시 주석과 별도로 회동한 것은 지난해 6월 처음 베이징을 찾은 방문한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의 우호적 메시지에 주목하며 이날 회동이 “(양국 간) 긴장을 완화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다만 대만·러시아 등 양국이 이견을 빚는 현안은 입장을 좁히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미·중 간 이견은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두드러졌다. 블링컨 장관은 시 주석을 만나기에 앞서 이날 오전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을 만나 오찬을 함께 하는 것을 포함해 약 6시간 동안 회담했다.

왕 부장은 비공개 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중·미 관계에 부정적 요인들이 쌓여가고 있다”며 “중국의 정당한 발전 권리가 부당하게 억압되고 있으며 중국의 핵심 이익은 끊임없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국과 미국이 안정과 전진의 올바른 길을 견지할지 아니면 하락세의 과오로 되돌아갈 것인지는 중요한 문제이며 양국의 성실성과 능력을 시험한다”며 “국제사회는 양국이 글로벌 이슈에서 협력해 함께 승자가 될지 아니면 모두 패자가 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의 주권, 안보, 발전이익에 관한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판단을 내릴 때 대면 대화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우리는 오판과 오산을 피하고자 차이가 있는 부분을 최대한 명확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에 중국을 다시 찾은 블링컨 장관은 지난 24~25일 상하이를 방문한 데 이어 왕 부장과 회담하기 위해 베이징에 도착했다. 그는 전날 천지닝 상하이 당서기를 만나 “미국과 중국은 이견을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한다”며 “그것이 양국 국민과 세계에 대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국제 마약 및 법 집행 담당 국무부 차관보 토드 로빈슨이 포함된 미국 대표단의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는 마약퇴치 협력이다.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중국은 합성 마약 펜타닐을 제조하기 위해 밀매업자들이 사용하는 화학 전구체와 장비의 공급을 억제하기 위한 몇 가지 조처를 했다. 미국에서는 중국의 조치는 상징적일 뿐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하원은 최근 중국이 펜타닐 제조업체에 직접 보조금을 주고 단속 정보도 빼돌리고 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 측에 더욱 강력한 조치를 요구할 전망이다.

블링컨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방위업체에 장비를 판매한 중국 기업이 곧 미국과 유럽 동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전해진다. 중국은 서방측의 요구를 중국과 긴밀한 전략적 파트너 사이의 무역 관계에 대한 외국의 간섭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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