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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미 의회 84조원 우크라 지원안 통과...“우크라 반격 발판 마련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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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10억달러 규모 무기 이전 준비

영국도 스톰섀도 등 추가 지원 발표

“동부 전선서 고전하는 우크라이나, 전세 극적 반전은 어려워”

조선일보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작년 9월 21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두르고 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전 발언에서 "미국은 주요 7국(G7) 및 다른 파트너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장기 안보를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공식화한다"고 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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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가까이 표류했던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이 23일 연방 의회를 통과했다. 미 정부는 10억달러(약 1조3700억원) 규모의 무기 수송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같은 날 영국 정부도 우크라이나에 5억 파운드(약 8530억원) 규모의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서방 지원에는 우크라이나가 특히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탄약·미사일이 대규모로 포함됐다고 전해졌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을 막고 반격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날 미 상원은 전체 100석 중 찬성 79표 대 반대 18표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608억달러(약 84조원) 규모의 지원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지난 20일 하원에서 같은 법안이 통과됐다. 이날 상원 의결에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낼 수 있게 된다.

지원 무기에는 고속 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하이마스)용 로켓, 스팅어 대공 미사일, 155㎜ 포탄, 토우(TOW) 대전차 미사일 등이 포함될 전망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12월 지원 이후 미국의 군사 지원이 중단되면서 심각한 무기 부족에 시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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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상훈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에 따르면 러시아는 자체 공장 가동 및 북한의 무기 지원을 바탕으로 하루 최대 1만발의 포탄을 발사하는 반면, 포탄이 부족한 우크라이나군은 하루에 2000발 이상 발사하지 못하게 자체 제한을 두고 있다. 러시아군이 다섯 발을 쏠 때 우크라이나군은 한 발만 쏘고 있었던 셈이다. 일부 부대에선 포탄이 떨어져 연막탄을 대신 쏘기도 했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월 동부 전선 도네츠크주의 한복판에 있는 요충지 아우디이우카를 러시아에 넘겨줬다. 우크라이나의 무기 부족 상황을 노린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 승전일(5월 9일)에 맞춰 또 다른 동부 지역 요충지 차시우야르를 장악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글에서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고 조속한 무기 지원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당국자를 인용해 미 정부가 M2 브래들리 전투 장갑차도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브래들리 장갑차는 화력과 기동성 등 성능이 러시아군 장갑차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초 우크라이나군은 브래들리가 러시아의 주력 탱크인 T-90을 격파하는 장면을 담은 드론(무인기)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브래들리는 기관포를 연발 사격했고, 별다른 반격을 하지 못한 러시아 전차는 결국 폭발했다. 미국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브래들리 장갑차 190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영국 총리실도 이날 공대지 순항 미사일인 ‘스톰 섀도(Storm Shadow)’를 포함한 대규모 추가 군사 지원안을 발표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스톰 섀도는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인도됐다. 최대 사거리가 300㎞로 발사 직후 적 레이더의 탐지를 피하기 위해 최대한 낮은 고도로 내려간 뒤, 적외선 탐지기로 목표물을 찾아 타격한다. 우크라이나는 스톰 섀도를 러시아 점령지 후방 주요 시설을 공격하는 데 사용해왔다. 지난해 7월 러시아 남부군관구 부사령관 올레그 초코프 중장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 남부 베르단스크에서 스톰 섀도에 맞아 사망하는 등 러시아군으로서는 주요 경계 대상이다.

이와 함께 영국 국방부는 방공 미사일 1600기와 장갑차 등 차량 400대, 탄약 400만발, 선박 60척 등 역대 최대 규모의 무기·장비를 우크라이나에 보낼 예정이라고 총리실은 전했다. 독일의 킬 세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은 2022년 2월부터 지난 1월까지 우크라이나에 456억달러(약 62조원)의 군사 원조를 제공했다. 독일은 191억달러, 영국은 98억달러, 덴마크는 91억달러, 유럽연합(EU)은 61억달러를 제공했다.

다만 이번 무기 지원으로 수세에 몰린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극적으로 반전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우크라이나의 고위 관리를 인용해 “(미국 등의 군사 지원이) 러시아의 진군을 늦추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멈출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RUSI의 매슈 새빌 군사 과학 국장은 “이번 군사 지원은 우크라이나의 방어 능력을 안정화하고 내년에 반격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병력 부족에도 시달리고 있다. AFP 등은 이날 우크라이나 외무부가 해외에 거주하는 징병 연령 남성의 영사 업무를 중단하면서 자국민 귀국 및 입대를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병력 45만~50만명을 추가 동원한다는 목표로 해외 체류 중인 자국 남성을 징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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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4일 새벽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셀리도베의 병원이 러시아 미사일에 피격돼 크게 부서졌다. 미국 CNN은 "도네츠크와 하르키우 전선의 우크라이나군은 포탄과 탄약, 숙련병 부족이 심각한 실정"이라고 10일 보도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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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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