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건축가 손길 닿은 호텔·리조트
이타미 준·마리오 보타·켄고 구마·승효상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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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가 지은 건축물은 그 자체로 관광지다. 건축가의 철학이 담긴 건물을 보기 위해 일부러 그 나라로 여행을 떠날 정도다. 호텔 업계가 유명 건축가에 의뢰해 호텔을 디자인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같은 호텔·리조트는 단순히 비싼 숙박이 아닌 예술작품에서 하루를 보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며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회원만 묵던 라운지서 불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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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핀크스가 운영하는 제주 포도호텔은 아예 투숙객에게 매일 한 차례씩 건축 예술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포도호텔은 재일동포 건축가인 이타미 준이 설계해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문화훈장’인 슈발리에를 받은 곳이다. 투숙객이 미처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건축가의 의도를 알려주기 위해 호텔에서 가이드까지 도입한 것이다.
실제로 이타미는 이 호텔에 ‘해방’ ‘열다’ ‘닫다’ ‘혼재한다’ 등의 단어를 이미지화하고 형상화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건축가의 이 같은 의도가 잘 드러난 곳이 바로 호텔 중앙에 위치한 ‘캐스케이드’다. 동그랗게 뻥 뚫린 천장 아래 유리관에 흙과 꽃이 있어 투숙객은 밖에 나가지 않아도 호텔 안에서 날씨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포도호텔 측은 “제주의 오름과 초가집을 모티브로 만들어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한 송이의 포도처럼 보인다”며 “객실 하나하나가 포도송이처럼 연결되고 공간 곳곳에 하늘과 밖을 향해 열린 캐스케이드와 창·테라스가 있어 경계와 공존, 숨김과 자유로움, 닫힘과 열림이라는 콘셉트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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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에 맞춰 골라 숙박하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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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출신의 건축가 민성진이 설계한 아난티 리조트 또한 건축미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손꼽힌다. 민 건축가는 2006년 문을 연 ‘남해 아난티’부터 지난해 부산 기장에서 개장한 ‘빌라쥬 드 아난티’까지 아난티의 모든 리조트를 디자인했다. 국내 업계에서 호텔 리조트 회사가 한 명의 건축가와 모든 건축물을 만드는 것은 이례적이다. 한 건축가가 디자인했지만 리조트별로 다른 건축미를 찾아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투숙객은 도심 속 수도원 콘셉트의 아난티 앳 강남에 들어서면 도심과 분리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아난티 남해에서는 바다와 섬, 골프장 코스를 모두 조망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명 건축가가 지은 호텔들은 대체로 소규모로 지어 투숙률이 항상 높게 나온다”며 “호텔에 머무르면서 건축가의 의도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이 투숙객 입장에서는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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