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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연금개혁, 자동조정장치·민간수탁사 경쟁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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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17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에서 직원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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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연금재정의 안정성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자동조정장치’ 도입과 민간 수탁사를 통한 경쟁적 운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한국경제인협회는 해외 주요국의 연금개혁 성공사례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일본은 1990년대를 전후해 촉발된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연금재정 악화 우려가 커진 1985년부터 2012년까지 5차례 연금법을 손질했다.

한경협은 일본이 2004년 연금개혁 당시 연금액을 ‘기대수명 연장’과 ‘출산율 감소’에 연동해 삭감하는 자동조정장치인 ‘거시경제 슬라이드'를 도입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2004년 약 23만3000엔(약 226만원)이었던 일본의 1인 평균 연금액은 연금개혁을 통해 2022년 약 21만9000엔(약 212만원)으로 5.9% 감소했다.

일본 정부는 자동조정장치 도입에 반대하는 국민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이에 일본 국민은 연금을 저축이 아니라 보험으로 바라보기 시작했고, 연금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됐다고 한경협은 설명했다.

스웨덴은 개혁 이전 확정급여형(DB)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을 지급하는 구조였으나 1998년 유럽국가들 중 최초로 연금재정 안정화를 위한 자동조정장치인 ‘명목확정기여형(NDC) 소득비례연금 제도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보험료율은 기존 18.5%를 유지하되, 당시 연금지급 개시 연령을 기존 65세에서 61세로 앞당기는 등 국민의 반발을 최소화했다. 스웨덴 뿐 아니라 라트비아, 폴란드 등도 이 제도를 채택해 자국의 연금개혁을 설계·단행했다.

독일도 연금 지급의 자동조정장치로 2004년 ‘지속가능성 계수’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전체 경제활동인구 및 연금 수급자 규모의 변화를 바탕으로, 급여 수준과 보험료율을 자동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는 인구구조의 변화가 있더라도 '지속가능성 계수'가 1에 수렴되도록 보험료율·급여 수준을 조정하기 때문에 연금재정의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호주의 연금제도는 민간 퇴직연금이 주축이라는 점에서 공적연금 중심의 한국과 차이가 있다. 한경협은 호주 사례에서 주목할 부분은 ‘연금운용’ 방식이라고 언급했다. 호주는 퇴직연금을 정부 관리 아래 여러 민간 수탁법인이 운용 및 관리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를 결정한다.

호주퇴직연금협회(ASFA)와 호준건전성감독청(APRA)이 발표·공시한 자료를 보면 지난 10년간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이 약 7%대로 한국(4.9%)에 비해 높다. 수탁법인들이 연금 자산의 절반 이상을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부동산이나 비상장주식 등의 투자 비중 또한 평균 20% 중반 수준까지 운용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지만,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관리 제도 내에서 최고의 전문가 집단이 투자 위험성 등을 세밀히 분석해 자산을 운용한다.

안전자산인 예금과 같은 원금보장형 상품 투자 비중이 높은 한국의 국민연금 운용과는 대비된다. 우리나라도 제도와 규정 범위 내에서 국민연금 운용방식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경협 측은 "해외 연금개혁 성공사례의 핵심은 연금 재정의 안정성 확보에 있다"며 "국내 상황에 맞춰 중장기 연금재정 안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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