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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왓츠업 실리콘밸리] 美 전기차, 차 산업은 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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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홍창기 실리콘밸리특파원


중국산 전기차의 상승세가 거침이 없다. 지난해 4·4분기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는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했다. 미국의 전기차 기업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매한 것이다.

이런 기세를 이어가려고 BYD는 지난주 개막된 중국 베이징 모터쇼에서 1287마력의 성능을 발휘하는 전기 슈퍼카 'U7'을 최초로 공개했다. BYD의 U7은 중국산 전기차를 저가로만 보지 말고 성능을 보라는 선전포고다. 중국차는 저가의 저품질 차량이라는 글로벌 시장의 이미지를 벗겠다는 BYD의 선언이기도 하다.

여기에 중국 가전업체 샤오미도 합류했다. 샤오미는 전기세단 'SU7'(중국명 쑤치)을 베이징 모터쇼에서 전시했다.

샤오미는 SU7의 초기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샤오미는 정보기술(IT)력으로 전기차 시장에서도 성공을 기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 때문에 테슬라가 큰 위기를 맞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테슬라가 중국산 저가 전기차에 밀려 경쟁력을 완전히 잃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럴 듯하다. 테슬라도 차 가격을 낮추고 있지만 실적이 부진하다. 올해 1·4분기 테슬라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9% 감소했다. 순이익은 55%, 영업이익률도 5.5% 하락했다.

그렇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오히려 주주들에게 큰소리를 치고 있다. 자율주행에서 테슬라를 믿지 못한다면 "테슬라 주주가 될 자격이 없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실적발표 후 자율주행 로보택시(무인택시) 계획을 공개하고 중국으로 달려갔다. 머스크는 리창 중국 총리를 만났고, 중국에서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ull Self-Driving·FSD) 출시의 걸림돌을 해결했다.

머스크는 전 세계 전기차 생태계를 장악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 작업은 서서히 진행 중이다. 북미의 전기차 충전방식을 테슬라의 것으로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테슬라 주요 모델의 생산비를 절감하기 위해 직원 구조조정도 지속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머스크는 직원 정리해고로 생긴 빈자리를 로봇으로 채우려고 한다. 높은 인건비로 생산비용이 올라서 가격경쟁력을 상실케 할 싹을 미리미리 자르고 있는 것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도 전기차를 포함한 자동차 산업 헤게모니를 중국이나 일본에 절대 뺏기지 않을 기세다. 바이든 정부는 자동차 산업을 정책적으로 밀어주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친환경 정책을 통해 미국의 내연기관차들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정책을 펴고 있다. 여기에는 친환경 전기차 시장을 미국이 선점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해도 마찬가지다. 트럼프가 당선돼 친환경적인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정책을 일부 손볼 가능성은 있다. 트럼프 역시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다시 쥐고 싶어한다.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인사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 필요성을 주장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은 막대한 보조금, 낮은 차입비용, 강제 기술이전, 상대적으로 폐쇄된 시장 등을 활용해 훨씬 싸게 EV를 만들 수 있는 산업을 구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해 중국산 전기차의 미국 상륙을 원천봉쇄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상당히 높다.

바이든과 트럼프 둘 중 누가 승리하더라도 테슬라와 미국 차산업은 망하지 않는다. 바이든과 트럼프 모두 미국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중산층에서 추락할 것을 그냥 바라보지만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전기차 시장과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패권을 미국이 쥘 가능성이 커 보인다.

theveryfirst@fnnews.com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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