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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국립한글박물관, 우리 삶 담은 '방언' 주제 전시…"팔도 사투리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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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국립한글박물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방언'을 주제로 한 기획특별전 '사투리는 못 참지!'를 개최한다.

김일환 관장은 18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10주년 기념 기획특별전 '사투리는 못 참지!' 기자간담회를 갖고 "저희 직원이 성심성의껏 갖고 있는 역량을 최고로 발휘해 열심히 준비했다. 마음껏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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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사투리는 못 참지!' 개막 포스터 [사진=국립한글박물관] 2024.04.18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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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크게 ▲'이 땅의 말' ▲'풍경을 담은 말' ▲'캐어 모으는 말'로 나뉜다. 먼저 '이 땅의 말'에서는 ▲표준어와 방언 ▲입에 붙은 말 ▲사회 속 방언을 주제로 하며 '풍경을 담은 말'에서는 ▲'손에 익은 말' ▲'귀에 낯선 말'을 주제로, 마지막 '캐어 모으는 말'에서는 ▲'방방곡곡에서 보내온 말' ▲'발로 뛰며 모은 말'을 주제로 한다.

방언 화자들의 언어를 생생하게 담아 전시 콘텐츠로 선보이고, 전시 기획 가정에서 박물관 직원들이 직접 수집한 자료로 전시장을 풍성하게 채운 것이 특징이다. 문화와 정체성을 담고 있는 방언은 우리말을 풍부하게 해주는 언어적 자산이다. '사투리는 못 참지!'에서는 방언의 말맛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자료를 한자리에 모두 모았다.

이날 문영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다른 전시들과 다르게 우리들의 말을 주제로 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전시된다고 하면 물체를 생각할 수 있는데 여러분들도 방언 화자이기 때문에, 이 전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우리가 쓰는 말, 우리의 삶을 전시로 담겨 있다. 누구나 즐길 수 있고 모두와 함께 만드는 전시를 중점으로 두고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전시장은 팔도의 말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꾸며졌다. 첫 번째로는 각 방언 화자들의 다양한 음성을 들을 수 있고 방언이 기록된 자료를 만나볼 수 있다. 두 번째는 기록으로 남은 방언을 살펴보려고 한다. 방언으로 쓰여진 문학 작품을 소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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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사투리는 못 참지!' 팔도 사투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 2024.04.18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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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는 요즘 MZ와 GenZ 세대를 중심으로 사용하는 신조어들도 소개된다. '버카충(버스 카드 충전)',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등의 신조어들이 '사회 방언'으로 묶여 전시된다. 신조어가 한글을 파괴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국립한글박물관에서는 이를 사회 방언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에 안승섭 기획운영과장은 "신조어는 그 세대와 시대에서 파생되고 있고, 새롭게 나오는 언어들이 많다. 이에 학계에서는 이러한 말이 어떻게 탄생됐고 사용되고 있는지 연구, 조사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사회 방언'으로 묶어 소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 연구사 역시 "방언이라고 하면 흔히 지역 방언을 먼저 떠올리지만, 사회 속에서도 방언을 만날 수 있다. 객측, 종교, 집단 등에 따라 쓰이는 말이 각각 다른데 이런 걸 사회 방언이라고 한다. 이런 사회 방언을 만날 수 있는 곳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세 번째는 사회 학자들이 방언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는 공간도 준비됐다. 이 전시에 가장 큰 특징은 관람객과 함께 만드는 전시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시는 서울 중구 토박이회를 찾아 '서울 토박이말'을 포착하고 그 특징을 영상으로 풀어냈으며 제주 구좌읍 평대리를 찾아 '제주 해녀들의 삶과 말'을 살펴볼 수 있는 '삼춘의 바당' 영상을 제작했다. 방언 연구자이자 방언 화자인 이기갑, 충청도 출신 개그맨 김두영 등 팔도 화자들이 참여한 '같은 듯 다른 듯 경상도 사투리', '팔도의 말맛' 콘텐츠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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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사투리는 못 참지!' 전시 전경 2024.04.18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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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방언 연구자들이 실제로 사용한 카세트 테이프, 조사 노트, 가방, 녹음기 등을 제공 받아 전시장에서 소개하며 당시 연구자들이 채록한 방언 화자의 음성도 직접 들을 수 있도록 전시를 연출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글 편지, 실용서, 문학 작품, 방언 조사 기록과 사전 등을 통해 기록문화유산으로서 한글의 역할과 가치를 재조명한다. 방언은 우리들의 입에서 생생하게 쓰이면서도 시간이 지나고 환경이 달라지면 그 특성이 변하거나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방언을 모으고 한글로 남겨두는 것 그 자체가 언어문화를 보전하는 일이다.

문 연구사는 전시장 구성에 대해 "첫 번째로는 서울사투리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서울 중구에 있는 서울 토박이회를 만나 함께 만들었다. 60년 이상 거주한 사람을 서울 토박이라고 하는데, 이들을 통해 서울 사투리를 보존하려는 노력을 하는데, 서울 사투리의 매력을 느끼실 수 있다. 두 번째는 '팔도의 말맛'인데 팔도 방언 화자 한 명씩 섭외해 팔도의 화자들이 어떻게 말을 하는지 다양한 말맛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시장 초입에는 방언을 시각적으로 그래픽 디자인했다. 이곳은 방언의 말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며 "12세기 삼국사기에 방언을 언급한 부분이 있고, 1900년대의 경우 방언이라고 하면 지역의 말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우리 말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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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사투리는 못 참지!' 전시 전경 2024.04.18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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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과거 교육책자에서 방언을 쓰면 교육에서 천대받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표준어를 쓰기 시작했고 방언이 점차 사라지기도 했다. 하지만 방언을 모으고 한글로 남겨두는 것 자체가 언어문화를 보전하는 일이며, 지역 방언을 살펴보면 국어 변화의 흔적이 남아 있기도 한데, 문자로 기록되지 않으면 후대에 전해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록문화유산으로서의 한글의 힘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사투리는 못 참지!' 전시장은 단순히 보는 것만이 아니라 들으며 체험할 수 있게 꾸며졌다. 팔도의 사투리를 직접 들으며 표준어와 다른 점을 알 수 있으며, 이를 한글로 어떻게 써내려갔는지, 그 지역의 사투리가 표준어로 어떤 뜻을 의미하는지 역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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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2024.04.18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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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문 연구사는 "경상도에 가면 경상도 사투리가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부산, 마산 등 사투리가 다르다. 같은 경상도 사투리여도 높낮이, 어휘가 다른 경상도 사투리 말맛을 관람객과 함께 듣는 콘텐츠로 만들었다. 네 번째로는 작가들과의 협업이다. 각 사투리에 대해 느끼는 인상을 시각 디자이너와 풀어냈다. 다섯 번째는 삼춘의 바당이다. 제주로 직접 가서 해녀들의 말을 담아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또 녹음기, 가방, 테이프, 심지어는 볼펜까지 가지고 왔다. 손떼묻고 먼지가 있지만 그것 자체가 소중한 기록이라서 그런 것들로 풍부하게 전시를 채웠다. 1부부터 3부까지 관람객과 함꼐 만든 전시"라고 강조했다.

전시장에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공간별 주요 내용에 대한 수어 해설 영상이 상영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지와 주요 유물 음성 설명도 제공한다. 또 전시장의 모든 설명은 쉬운 표현을 사용해 대화체로 작성됐다.

이번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공연과 강연을 아우르는 '찾아가는 사투리 이야기 콘서트'가 준비 중이다. 강릉은 6월 10일, 제주는 10월 6일 진행 예정으로, 강릉 단오제와 제주 탐라문화제 축제 기간 동안 더 많은 지역민과 함께 즐기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국립한글박물관 개관 10주년 기념 기획특별전 '사투리는 못 참지!'는 오는 19일부터 10월 13일까지 국립한글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된다.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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