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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1분기 예상 뛰어넘는 성장 배경은?[중국경제 뜯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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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마스크를 쓴 여성이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의 한 건설현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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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을 두고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고정투자가 성장을 주도했으며 체감하는 실물경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잉생산의 부작용이 확인됐다는 지적도 있다.

① 투자주도성장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6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3%라고 발표했다. 홍콩 언론 명보는 시장 예상치(4.8%)를 뛰어넘는 성장세를 이끈 것은 고정자산 투자라고 지적했다. 올해 1분기 고정자산 투자는 1년 전보다 4.5% 증가해 전년 증가율(3.0%)과 예상치(4.0%)를 모두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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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가 9.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인프라(6.5%)와 제조업(9.9%)에 대한 투자가 강세를 보이며 감소 폭을 상쇄했다. 명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 추가로 발행한 1조위안 규모의 국채자금을 인프라에 투자했다. 올 1분기 물·전기·가스 등의 설비 투자는 11.7%, 제조업 중 자동차 산업에 대한 투자는 7.4% 증가했다.

고정자산 투자 증가는 여전히 주로 국유자본(7.8%)이 주도했다. 민간투자는 주로 국내 주택 개발에 대한 투자 부진 때문에 0.5% 증가에 그쳤다.

② 저물가 효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다수의 경제기관이 중국 1분기 명목 GDP 성장률을 4.2%로 측정했다고 전했다. 실질 GDP 성장률보다 1.1%포인트 낮은 수치다.

명목 GDP는 매해 생산량에 그해 가격을 곱해 산출하며, 실질 GDP는 물가 변화 고려 없이 매해 생산량에 기준연도 가격을 곱해 측정하는 GDP다.

중국에서는 저물가로 인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춘절 연휴가 있던 지난 2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0.7% 상승해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에 처음 반등했다. 하지만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1%에 그쳤다. 저물가 때문에 실질 GDP 수치가 더 잘 나왔다는 뜻이다.

차이신은 인플레이션 데이터상 1분기 물가 하락이 집중된 영역은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로 전이되는 가정용품과 교통수단, 석탄·철강·시멘트 등 건설업 제품, 리튬전지와 신에너지 자동차 등 공급이 빠르게 늘어난 산업이라고 전했다.

③ 1·2월 반짝 3월 부진

차이신은 1분기 실질 GDP가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지만 일부 거시경제 지표가 1∼2월 반등했다가 3월 시장 기대치를 밑돌며 주춤하는 모습을 보인 점에도 주목했다.

중국의 산업생산은 1월과 2월 각각 7.0% 상승했지만 3월은 4.5% 증가에 그쳤다. 수출도 1∼2월에는 7.1% 증가였으나 3월에는 7.5% 감소했다.

규모 기업(연간 매출액 2000만위안 이상 공업 기업)의 부가가치 상승률은 올해 1~2월 7.0% 상승했지만 3월 4.5%로 둔화했다. 규모기업의 소비재 판매액 증가율도 1~2월 5.5%에서 지난달 3.1%로 폭이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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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통계국은 2주 가까이 되는 춘절 연휴에 따른 통계 착시를 방지하기 위해 1·2월 지표를 함께 발표한다. 1·2월 지표에는 ‘연초 효과’가 발휘되고는 한다.

중국 경제가 올해 들어 출발은 좋았으나 3월 들어서 전반적으로 힘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궈레이 광파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차이신에 “1·2월 중국은 좋은 출발을 보였으나 3월 지표는 (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를 두고) 이견을 부른다”며 “1분기 전체 실적이 좋아 당국이 부양책에 소극적으로 나설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④ 과잉생산 부작용?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이 제기하는 ‘과잉생산’이 현실로 드러났으며 중국 경제에도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산업 생산량은 올해 1월과 2월 상승했지만, 3월 하락세로 돌아섰다. 3월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에 그쳐 1·2월(각각 7%)보다 대폭 감소한 것이다.

제조업 설비 가동률은 73.8%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인 2020년 1분기를 제외하고 2015년 이후 최저치다. 전기차를 포함한 자동차 제조업 가동률은 65%였다. 2016년 중반 69.1%를 기록한 이후 2020년 1분기를 제외하고 가장 낮았다.

3월 수출은 물량 면에서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가치 측면에서는 지난해 10월 단기 저점을 간신히 넘었을 뿐이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안팎에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고, 마진 압력이 증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막대한 설비투자를 바탕으로 물량을 쏟아내고 있지만 중국 업체 간 경쟁이 붙으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오히려 실적 부진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⑤ 중국 정부 대응은

명보에 따르면 성라이윈 국가통계국 부국장은 “경제 회복이 분명히 불균형하고 소비 회복이 생산만큼 좋지 않으며 중소기업 회복이 대기업만큼 좋지 않다”며 “당국은 경제 회복 기반을 강화하면서 불균형한 경제 발전, 특히 중소기업의 발전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가장 신경을 쓸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은 부동산이다. 중국의 3월 신규 주택가격은 1년 전보다 2.2% 떨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월간 기준 하락 폭으로는 2015년 8월 이후 가장 크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4대 도시의 지난달 신축 건물 분양가도 1.5% 하락했다. 기존 건물 매매가는 7.7% 떨어졌다.

과잉생산 논란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는 정책을 견지할 가능성이 크다. 기술 관점에서는 전기차·신재생에너지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중국 업체끼리의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이 궁극적으로는 혁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전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만나 “적당하게 생산이 수요보다 많은 것은 충분한 경쟁과 적자생존에 이롭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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